리먼 파산 이후 최초로 PBR 1.2배 뚫을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버블 논란 속에서도 상승 탄력을 과시하는 뉴욕증시가 또 한 차례 기록을 세울 것인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것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다.
뉴욕증시가 2009년 3월 이후 장기 랠리를 펼쳤지만 PBR 1.2배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넘어선 일이 없는 벽이라는 점에서 주가 향방이 주목된다.
(사진:AP/뉴시스) |
PBR 1.2배는 가치투자자를 중심으로 월가의 전문가들이 중시하는 주가 밸류에이션 지표 중 하나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은 최근 주주 서한을 통해 버크셔 해서웨이가 싸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자사주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는 것.
버크셔는 순자산 가치 대비 138%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비율이 120%를 넘어서면 곤란하다는 버핏의 투자 철칙과 어긋나는 셈이다.
물론 버핏에세 예외가 없지 않았다. 그가 벌링턴 노던 산타페와 하인즈의 지분 인수를 결정했을 때 두 개 종목의 PBR은 1.2배를 훌쩍 넘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 수치는 대다수의 투자가들이 주식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핵심적인 잣대가 될 만큼 비중을 지니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현재 주가가 버블이라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린다. 23일(현지시각) KBW 은행에 따르면 시장 PBR은 1.09배를 기록하고 있다.
PBR은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1.2배를 넘어선 일이 없었다. 주가가 장기 랠리를 펼치는 과정에도 부실 여신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사라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2월 1.99까지 상승한 PBR은 연말 1.27배까지 내리꽂혔다.
문제는 개별종목이다. 시장 PBR이 1.2배에 이르지 않았지만 S&P500 지수 편입 종목 가운데 약 91%의 밸류에이션이 이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주식시장의 버블이 정점에 달했던 당시 수치인 90%를 넘어서는 것이다.
뉴욕증시가 바닥을 찍었던 2009년 3월9일 당시에는 절반 이상의 종목이 PBR 1.2배 아래에서 거래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나스닥 지수가 지난 2월 고점에서 14% 하락했지만 바이오테크 섹터의 종목 가운데 PBR이 1.2배를 밑도는 종목은 전무하다며 주가 고평가를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