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부품주 실적·주가 상승은 제한적"
[뉴스핌=이준영 기자] 지난 4월 이후 자동차 완성차 업체들의 주가는 하락하거나 정체된 반면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들의 주가는 상승하는 엇갈림 양상이 나타났는데.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쌍용차 등 완성차 업체는 원화강세에 의한 2분기 실적 악화 우려로 주가가 떨어지는 반면 중소 자동차 부품주는 환율 영향이 작고 중국 매출 증가 기대로 주가가 오르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2분기 중소 자동차 부품주의 실적과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입장이다.
▲왼쪽부터 삼기오토모티브, 현대자동차 4월 이후 주가변동 |
◆ 원화강세로 완성차주↓ 중소 자동차 부품주↑
지난 두 달 사이 완성차 업체들의 주가는 하락하거나 정체된 반면 중소 자동차 부품주들은 상승곡선을 그렸다.
현대자동차 주가는 지난 4월1일 25만1500원을 정점으로 꺾이더니 지난 5일 현재 22만5000원을 기록해 두 달사이 2만6500원(10.5%) 떨어졌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5만9700원에서 5만6600원으로 3100원(5.1%) 하락했다. 쌍용자동차는 같은기간 8980원에서 8970원으로 정체됐다. 쌍용차도 지난 4월16일 1만1750원을 기준으로 보면 지난 5일 8970원 까지 2780원(23.6%) 내려갔다.
반면 자동차 차체 생산기업 일지테크는 지난 4월1일 8730원에서 지난 5일 1만1100원으로 2370원(27.1%) 올랐다. 자동차 변속기를 만드는 디아이씨도 같은기간 4155원에서 5140원으로 985원(23.7%) 상승했다.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 부품 제조업체인 삼기오토모티브도 8030원에서 9460원으로 1430원(17.8%) 올랐다.
전문가들은 완성차 업체 대비 중소 자동차 부품 기업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나타내는 이유로 무엇보다 원화강세를 꼽았다. 완성차 업체들은 원화강세로 2분기 실적이 우려되는 반면 중소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완성차에 원화로 결제하는 로컬수출 비중이 높기에 환율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분석이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원화강세가 이어지고 있어서 완성차 업체들은 2분기 실적 악화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원화로 완성차를 통해 로컬수출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환율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말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위원도 "삼기오토보티브와 디아이씨 등 중소 차 부품업체들은 현대차와 기아차 등을 통한 로컬수출 비중이 높아 주가가 오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환율은 지난 2월3일 1086원을 기록한 후 9일까지 1016원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 5월2일 이후 현재까지 1020원대를 기록중이다.
자동차업계 연구원들은 중국 시장의 성장과 양호한 1분기 실적도 중소 자동차 업체의 주가 상승 요인으로 지목했다.
김동하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량이 좋은 상황"이라며 "중소 자동차 업체들도 이 수혜를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 자동차 업체들은 국내 공장도 실적이 좋기에 1분기 실적이 잘 나왔다"며 "이러한 부분들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1분기 영업이익을 살펴보면 일지테크는 8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40%, 디아이씨는 77억원으로 45%, 삼기오토모티브는 51억원으로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3.7%, 기아차는 4.5%, 쌍용차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상현 NH농협증권 연구위원도 "수익성이 가장 잘 나오는 곳 중 하나가 중국시장인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시장 증설이 예정돼 있다"며 "일지테크 등 많은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어 그에 따른 수혜를 받고 있어 주가도 오르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에 따르면 올해 기아차 중국 3공장(30만대)신규 건설과 현대차 중국 3공장(30만대→ 45만대로 확대) 증설, 현대차 중국 상용차(6만대 →15만대로 확대) 증설 등이 예정돼 있다.
이 외에 하반기 이후 현대차의 신차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주가상승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꼽혔다.
◆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 2Q 실적은 제한적일 것"
전문가들은 환율영향이 작고 중국 시장 확대 가능성이 있지만 중소 자동차 부품 기업들의 장밋빛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는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화강세에 따른 영향이 완성차 업체보다는 낮지만 직수출 하는 경우도 있기에 악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부품업체는 신차효과가 미리 반영되기 때문에 현대차 신차출시로 인한 수혜도 1분기 만큼 높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진성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중소 자동차 부품 업체들의 이익 상승 지속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소 부품업체들도 해외 직수출을 하기때문에 원화강세와 위안화 약세에 대한 영향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수홍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차효과에 대해서 "1분기에는 완성차의 재고축적 과정에서 부품사들의 외형성장 모멘텀이 컸지만 2분기부터는 완성차의 재고실현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생산 모멘텀은 둔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완성차 업체가 환율로 인한 수익성 부담으로 부품업체에 단가인하를 요구할 가능성도 지적됐다.
이상현 연구위원은 "낮은 환율에 부담을 느낀 완성차 업체들이 부품사들에 단가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김진성 연구원도 "원화강세로 인해 수익성 부담이 지속되는 완성차업체들이 부품업체들에 단가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며 "매출의 대부분을 현대·기아차에 의존하는 부품사들이 현재와 같은 어닝모멘텀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김 연구원은 중소 부품주의 실적 호조가 2,3,4 분기동안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주가상승도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