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략, 차별화된 역량 강화 힘든 상황
[뉴스핌=이영기 기자] 우리투자증권 등 증권사 간의 인수합병(M&A)이 업계에 불황 탈출을 위한 돌파구가 된다거나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위기가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M&A가 단순한 '주인바꾸기'를 넘어서 다른 전략적 입지를 구축한다던지 차별화된 역량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길을 제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의도 증권가 [사진: 뉴시스] |
동부증권이 인수하면 리테일과 IB간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반면 메리츠종금증권이 인수하면 구조화금융나 기업금융을 비롯한 아이엠투자증권의 IB특색이 한층 더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인수희망자를 제외하고 우선 골든브릿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 동부증권에 국한해서 형성된 업계의 주된 관측 방향이다.
여기에는 또 최근 합병을 결정한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대형증권사의 새 길을 제시해야 한다면 중소형 그룹에서는 아이엠투자증권에서 그 길을 엿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담겨있다.
한 증권사의 부장은 "이미 지점을 5개로 축소한 메리츠종금증권이 아이엠을 인수한다면 기존의 IB업무가 강화되는 형태로 특색을 갖춘다고 볼 수 있다"며 "반면 동부증권으로 인수되면 동부의 리테일과 아이엠의 IB가 합쳐지는 모양"이라고 관측했다.
반면 다른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후자는 흔한 형태라서 관심이 없고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에도 업계는 흥미 차원에서 인수 후 운영전략에 대해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축소했다.
비록 메리츠종금증권과 아이엠투자증권이 IB업무 위주로 매년 수백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내고 있지만 어느 증권사도 이들의 M&A를 모니터링하면서 전략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부증권이 인수할 경우도 덩치가 조금 커진 증권사가 등장하는 것 뿐이고 이는 우투와 NH증권 통합 같은 조직 합치기 이상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의미있는 M&A를 기대할 수는 없고 그나마 현재 60여개에서 숫자가 줄어드는데서 그나마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증권의 경우도 단순한 주인바꾸기가 아니고 기존의 어떤 증권사와 통합된다고 해도 마찬가지란 의견이 나온다.
게다가 증권사 숫자 줄이기 마저도 업계에 아무런 변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주장마저 더해진다.
한 금융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는 "[증권사의 숫자가] 일본이 200여개, 미국은 수천개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 우리나라 60여개 증권사가 꼭 많다고 볼수는 없다"며 "시장참가자 숫자를 줄이는 것에서 의미를 찾는 것은 정말 의미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비록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돌파구는 자유로운 금융상품 개발에 있다"면서 "지금 진행되는 M&A로는 돌파구를 찾는다고 기대할 수 없다"고 비관론을 폈다.
그는 이어 "외국의 경우 IB수익이 상당한데 특히 M&A관련 수익비중이 높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소유구조가 오너 체제라 M&A가 많지 않아 환경이 다르다"고 IB 특색 찾기의 무의미함을 강조했다.
최근 진행되는 증권업계 M&A가 불황탈출의 계기를 가져오는 등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