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협력사, 17일 SKT 청와대 국회 집회
[뉴스핌=김기락 기자] 워크아웃 중인 팬택을 비롯해 채권단ㆍ팬택 협력사가 이동통신사에 출자전환 요청에 이어 채무상환 유예를 대안으로 제시한 가운데 채권단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이동통신사에 대한 채권단의 출자전환 요청이 사실상 거부되면서 팬택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선 채권단이 이동통신사의 출자전환 가능성이 낮음에도 불구, 처음부터 무리수를 뒀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17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통신 업계 등에 따르면 팬택 협력사로 구성된 협의회가 이날 오후 3시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를 시작으로 청와대, 국회 등 집회에 나선다.
채권단은 이통사의 팬택 출자전환 검토를 무기한 연기한데 이어 팬택이 이통사에 채무상환을 2016년 7월 25일로 연장을 요청했으나 이통사는 두 가지 모두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팬택에 대한 출자전환과 채무상환 연기 둘 다 검토 중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며 “다만 채권단이 이통사에게 출자전환을 요청한 것은 처음부터 어불성설인 것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채권단의 출자전환ㆍ팬택의 채무상환 유예ㆍ팬택 협력사 협의회 집회 등이 팬택 사태에 전혀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는 “이통사가 팬택의 지주회사도 아니고, 이처럼 사태가 심화되는 것은 채권단의 책임이 크다”면서 “팬택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채권단이 이통사에 제안한 출자전환에 대한 답을 계속 기다리겠다는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수긍하기 어렵다. 현실적인 상황을 봐달라. 회계법인 실사를 통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는데 산업 자체도 그렇고 그 안에서 팬택이 처한 상황도 녹록치 않다”며 “그 때문인 것을 우리 채권단에 책임을 묻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팬택이란 회사를 잘 팔기 위해서는 구매자의 관심을 끌 수 있게 재무구조개선방안이 마련되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추진하는 매출채권은 4800억원. 이중 이통사가 1800억원이며 SK텔레콤이 900억원, KT와 LG유플러스가 각각 500억원, 400억원이다. 때문에 KT와 LG유플러스 입장에선 채권 비중이 큰 SK텔레콤의 눈치를 보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팬택 협력사가 안타깝고, 어려운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채권단이 압박하고, 팬택 협의회가 집회를 한다고 해서 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관련 업계에선 채권단이 팬택에 대한 채무 일부 등을 추가로 떠않을 수 있고, 출자전환 보다 채무유예에 약간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