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회복에 '베팅'…에너지·금융·통신주 사들여
[뉴스핌=권지언 기자]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들이 아르헨티나 기업 주식들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경제가 디폴트 위기를 극복하고 반등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에서다.
31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공격적인 헤지펀드로 유명한 DE쇼우(D.E.Shaw)와 소로스 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스 등이 아르헨티나 기업 주식 매입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관심을 보인 업종은 에너지, 금융, 통신 분야로, 아르헨티나 국영 석유기업 YPF와 페트로브라스 아르헨티나, 전 국영전화회사인 텔레콤 아르헨티나, 방코프란시스 등이 있다.
댄 로엡 서드포인트 회장은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아르헨티나가 채권자들과의 합의점을 찾는다면 "아르헨티나가 글로벌 자본 시장에 다시 접근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FT는 애널리스트들이 복잡한 아르헨티나의 디폴트 성격 상 결국은 채권단과의 합의가 도출될 것이라고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헤지펀드 투자자들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스페인과 렙솔(Repsol) 및 YPF와 관련한 갈등을 봉합한 점을 글로벌 투자자들과의 관계 개선 시도로 해석하며 긍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자국 YPF를 재국영화하기 위해 스페인의 다국적 석유기업 렙솔로부터 몰수한 지분 51%에 대해 지난 2월 스페인에 보상금 50억불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악셀 키실로프 아르헨티나 재무장관이 이끄는 정부 대표단과 미국 헤지펀드 채권단은 전날까지 뉴욕서 채무상환 관련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로써 아르헨티나는 2001년 이후 13년 만에 다시 국가부도를 맞게 됐지만, 전문가들은 예전보다 아르헨티나의 경제 체력이 개선된 만큼 충격파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