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흥행에 5개월 500% 넘게 급등한 뒤에도 '러브콜'
[편집자주] 이 기사는 8월7일 오후 3시50분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뉴스핌=홍승훈 기자] 컴투스가 게임주 신흥강자로 등극했다. 키워드는 실적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0억원에서 2분기 무려 173억원으로 수직상승했다. 3분기 300억원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목표주가 올리기에 정신이 없다. 한 달 새 목표주가 '더블' 상향조정이 일상적이 돼 버렸다. 7일 현재 목표가를 가장 높게 본 곳은 토러스투자증권의 19만3000원.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어닝으로 시장을 놀라게 한 컴투스 일등공신은 '서머너즈 워'였다. 지난 6월 출시된 '서머너즈워'가 단기 흥행에 성공하며 구글 플레이 기준 31개국에서 매출 10위권내 진입했다. 앞선 '낚시의 신'도 여전한 성과를 내고 있고, 3분기 신규라인업 될 신작들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이 같은 실적모멘텀에 최근 5개월동안 컴투스는 5배 넘게 올랐다. 지난 3월17일 2만3900원이던 주가는 12만원을 돌파했다. 8월들어 10만원을 넘더니 고공행진이 이어진다. 덕분에 지난해 하반기 컴투스 지분을 취득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게임빌 역시 비상, 최근 두 달 동안 주가는 2배 가깝게 튀었다.
<컴투스 최근 6년여 주가추이> |
컴투스 시가총액도 1조3000억원에 달하며 1조원을 수월하게 넘었다. 최대주주인 게임빌(7488억원) 시총을 2배 가량 웃도는 규모다. 최근 다시 컴투스를 사들이기 시작한 기관은 나흘 동안 20만주 이상 매집했다.
잠시 뒤를 돌아보면 2008~2009년 비슷했던 사례가 있었다. 1998년 온라인게임 '리니지'로 대박을 터뜨리며 게임업계 신화가 된 엔씨소프트. 이후 리니지를 이을 대작을 내놓지 못하던 엔씨소프트가 또 다시 게임시장을 뒤흔든 대작을 내놓은 것이 2008년 '아이온'이다. 4년여 230억원을 들여 개발한 아이온이 그해 11월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지 8시간도 안 돼 동시접속자 수 10만명 돌파라는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아이온 덕에 분기당 100억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내던 엔씨소프트는 이듬해인 2009년 분기 400억원을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구가했다. 2008년 연간 영업이익 규모(456억원)는 일년 만에 1995억원으로 4배 가까이 성장했다. 연간 200억원대 순이익은 이듬해인 2009년 1825억원으로 급증했다.
당연히 주가도 이를 반영했다. 2008년 10월초 2만원 초반에 머물던 주가는 그후 7개월여동안 10배가량 오르며 20만원까지 폭등한다. 4000억원대 시총은 4조원을 넘었다. 불과 7개월새 벌어진 일이었다.
이는 일반 제조업과는 달리 게임신작이란 게 특정 원가가 없다보니 대박 하나만 터뜨리면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 게임업종 특성 때문이다. 다만 역설적으로 하나의 게임 흥행에 의존하는 탓에 반대 리스크도 상존한다. 지금 컴투스의 '낚시의 신' '서머너즈 워' 등이 잇따른 흥행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앞으로 1년 이상의 장기실적을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다.
중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기관들이나 큰 손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한 CEO는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보면 컴투스의 이익이 700억 이상 나온다"며 "사실 그정도까지 나온다면 지금이라도 사야한다. 하지만 변동성 리스크, 실적의 연속성 측면에서 여전히 게임주는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는 게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최근 이 같은 실적모멘텀에도 여느 종목들과 달리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불규칙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2년여전 모바일게임이 부상하면서 컴투스와 게임빌, 위메이드 등 게임주 신흥강자들이 시장 기대감을 한껏 올려놨다 실망시켰던 기억도 선뜻 손을 내밀기 어려운 요인 중 하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2년 전과는 시장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2년간 치열한 경쟁속에서 질적인 성장을 해왔고, 스마트폰에서 구현되는 기술적인 부분도 개선돼 모바일게임의 라이프사이클이 길어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과거와 달리 해외매출 비중이 급속히 늘고 있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유승준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년 전만 해도 대부분 국내시장에만 머물렀는데 요즘은 상황이 달라졌다"며 "컴투스의 경우 매출의 70%가 해외에서 나오는데 우리와는 달리 스마트폰 시장이 이제 막 성장기에 들어가는 해외시장에서 이 정도 하고 있다는 것은 향후 성장성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코멘트했다.
유 애널리스트는 "해외에 비교할만한 모바일 게임업체인 프랑스 게임로프트는 멀티플을 30배 받고, 미국의 글루모바일 역시 적자 속에서도 시총이 6000억원 안팎"이라며 "현재 실적을 감안하면 컴투스 멀티플 수준은 높은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컴투스의 경우 게임빌과의 시너지도 기대 이상이다. 예컨대 게임개발력은 뛰어나지만 유료게임 과금 유도시스템이 취약했던 곳이 컴투스다. 반면 자기게임 비율은 30% 수준에 머물지만 타사 게임을 활용한 과금시스템이 안착된 게임빌. 이들의 연합 효과를 시장에선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너지가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협력해서 서로 쌓아놓은 노하우 영업비밀을 다 까고 합치니 서로 부족한 부분이 채워진 것 같다"며 "컴투스의 자체 개발력과 게임빌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잘 조화된 덕"이라고 풀이했다.
물론 반대 사례도 있다. 2008년 웹젠을 인수한 NHN의 경우 양사 합병시너지를 제대로 내지 못했던 경우다. 게임개발에 주력했던 웹젠과 퍼블리싱 중심의 NHN은 양사의 장단점을 융합하지 못하고 사실상 독립경영을 하면서 합병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또 온라인에서 모바일게임으로 발빠르게 갈아탄 위메이드의 경우 전략변화에는 성공했지만 결국 모바일 최적화 부문에서 부족함을 드러내며 상승모멘텀을 놓쳤다. 현재로선 컴투스 외에 CJ E&M 정도가 모바일게임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있는데, CJ의 경우 해외진출시 직접 진출이 아닌 중국의 텐센트, 네이버 라인 등을 통한 간접진출이란 점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