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필두로 실물경기 하강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독일이 글로벌 경제의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주변국의 향방에 쏠렸던 투자자들의 시선이 독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최근 제조업 지표가 크게 악화된 데 이어 러시아의 경제 제재에 따른 파장이 이미 가시화되고 있고, 2분기 경제성장률이 1분기에 이어 후퇴할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독일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 선에 바짝 근접한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독일 민간경제연구소 ZEW가 발표한 8월 경기예측지수가 8.6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27.1에서 대폭 하락한 것이며,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18.2에 못 미치는 결과다. 또 이번 수치는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제조업을 필두로 한 독일 실물경기의 하강이 투자자 심리와 거시경제 지표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진단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이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악재로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이번주 발표되는 2분기 경제 성장률에서도 경기 하강이 지속되거나 심지어 가속화되는 현실이 확인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및 맞대응에 따른 파장은 독일 경제에 이미 충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수출이 급감하는 등 실질적인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유로존 경제의 성장 엔진인 독일이 하강하는 것은 공동통화권 전반에 커다란 위협 요인이라는 데 투자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독일 경제가 강한 반전을 이루지 못할 경우 유로존이 일본식 장기 침체 및 디플레이션으로 치달을 여지가 더욱 높아진다는 얘기다.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 아래로 떨어질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G 플러스 이코노믹스의 레나 코밀레바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유로존의 영속 가능한 회복을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감이 광범위하게 확산돼 있다”며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유로존 7월 인플레이션은 연율 기준 0.4%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2009년 10월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