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10조원 증시 유입 기대"
[뉴스핌=김양섭, 서정은, 이준영 기자] 정부의 퇴직연금 활성화 방안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와 증시 참가자들은 일제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단기적으로 10조원 정도가 증시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27일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10조원 가량이 유입되는 효과뿐만 아니라 매달 상당 규모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주식시장에 유입된다는 점이 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수급적인 측면에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저금리 정착화되는 추세여서 위험자산 비중 확대가 기본적인 연금 운용 취지로 볼수 있다"면서 "증시 유입 규모를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수급적인 측면에서 기대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도 "퇴직연금 활성화를 통해 장기적인 자금이 주식관련 자산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높아 주식시장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저금리 시대에서 채권 자산 투자만으로는 노후 보장이 어렵다"면서 "주식 관련 자산으로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 퇴직연금의 증시 유입이 많아질수록 변동성 조절 장치가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서동필 IBK투자전략팀장은 "퇴직연금 활성화제도는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자금이 많아진다는 면에서 주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면서 "아울러 더 많은 퇴직연금이 주식시장에 들어오면 정부는 주식시장의 변동성 조절과 같은 부분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정책 취지가 제대로 전달이 잘 안되고 있는 것 같다는 견해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는 있겠지만 이번 정책의 취지는 노후소득을 잘 운영해야 한다는 데 있는데, 자본시장 활성화 방안으로 잘 못 이해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운용사들은 다양한 상품 개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용우 한국투자신탁운용 차장은 "위험자산 한도가 확대되고 개별 자산의 투자제한이 사라진 만큼 퇴직연금 시장에도 다양한 금융상품이 출시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투자자 선택의 폭이 넓어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적연금 활성화 대책은 '투자를 통한 노후자산 증대'라는 퇴직연금 본연의 취지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는 긍정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정부 정책이 나오면서 증권주는 급등세로 화답했다. 교보증권이 14% 올랐고, SK증권도 10% 급등했다. 우리투자증권, HMC투자증권, 신영증권, NH농협증권, 대신증권, 삼성증권 등이 6~7% 오르는 등 증권주들이 일제히 강세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퇴직연금 활성화 종합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퇴직연금 의무가입 대상기업을 300인 이상으로 확대하고, 주식 등 위험자산 보유한도가 40%였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위험자산 운용규제를 확정급여형(DB) 수준인 70%로 완화하기로 했다.
▲ 27일 증권주 상승률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