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경제 제재 따른 파장 여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정세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월가의 투자가들 사이에 러시아 증시에 매수할 때라는 주장이 연이어 나와 주목된다.
최근 수개월에 걸쳐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져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수준에 이른 데다 양측이 휴전을 합의한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당폭 해소됐다는 판단이다.
다만,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경제 제재에 따른 파장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고 투자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부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6일(현지시rkr)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회담에 들어가기 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AP/뉴시스] |
피셔 프란시스 트리 앤 와츠의 다니엘 우드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3일(현지시각) “휴전 협정이 러시아 증시에 긍정적인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증시 주변에서 대기하던 자금이 유입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풀 꺾이면 주식을 포함한 러시아 자산을 큰 폭으로 할인된 가격에 매입하는 기회”라며 “루블화 표시 자산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클라인워트 벤슨의 패디 자허 채권 및 외환 헤드 역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협상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휴전을 계기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크게 완화될 것”이라며 “러시아 뿐 아니라 글로벌 전반의 주식시장이 한 차례 강한 랠리를 펼치는 한편 안전자산은 매도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하게 해소되지 않은 만큼 러시아 자산의 공격적인 비중 확대는 아직 이르다고 그는 진단했다.
일부 투자가들은 정세 불안이 완화됐지만 러시아에 대한 서방의 제재에 따른 영향이 강한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의 옐런 시즈디코프 이머징마켓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은 증시에 커다란 호재”라며 “하지만 경제 제재에 따른 파장으로 인해 러시아 경제가 강한 회복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 증시가 상승 흐름을 탈 여지가 있지만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또 경제 제재에 따른 영향이 앞으로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베르딘 애셋 매니지먼트의 빅토르 자보 포트폴리오 매니저 역시 “금융시장이 휴전 협상에 반색하고 있지만 정세 불안이 여전하다”며 공격적인 매수를 지양할 것을 권고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