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기자] L씨의 드라이버 샷은 ‘굿’이다. 한마디로 그림같이 드라이버 샷을 날린다. 그런데 스코어는 아직 90타를 깨지 못하고 있다.
‘나이스 샷’도 1타다. 그래서 L씨는 90타를 깨지 못하고 있는 것. 골프에 0.5타는 없다.
L씨에서 보듯 나이스 샷 몇 개로 스코어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18홀 라운드에서 드라이버 샷을 날릴 기회는 많아야 14번에 불과하다. 90타를 기준으로 나머지가 76타나 된다.
세계적인 프로골퍼도 매번 언더파를 칠 순 없다. 타이거 우즈를 보라. 메이저대회 우승이 2008년 US오픈이 마지막이다.
골프에서 중요한 것은 나이스 샷이 아니라 일관성이다. 샷이 짧든 길든, 어느 쪽으로 날아가든 일관성만 확보하면 된다. 일관성만 확보되면 골프를 즐기는 데 문제가 없다.
많은 아마추어골퍼들은 한 라운드를 단 몇 개의 나이스 샷으로 위안을 삼는다. 스코어가 아닌 나이스 샷을 몇 개 했는가에 더 관심이 많다. 그러니 스코어가 좋아질리 없다.
프로골퍼들의 평균 그린 적중률은 60%대 정도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나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대회에서 한 라운드에 70~80%대 그린 적중률을 기록하는 선수도 있다. 이는 그날 아이언샷이 환상적으로 맞은 경우다.
싱글핸디캐퍼의 그린 적중률은 투어 프로골퍼보다 훨씬 떨어진다. 40~50% 대다. 아마 보기플레이어는 20~30%를 넘지 않을 것이다.
아직 100타를 깨지 못한 골퍼가 파4홀에서 두 번째 샷 만에 볼을 그린에 올리는 경우는 한 라운드에 한두 번도 경험하기 힘들 것이다.
골프가 그린에 접근할수록 정확도는 더 요구된다. 아직 100타도 깨지 못한 골퍼가 매 샷 나이스샷을 원하니 홀에 접근할수록 ‘뚜껑’이 열린다. 그러니 나이스 샷이 될 리 없다.
나이스 샷을 잊으면 골프는 재미있어진다. 골프의 샷이 나이스 샷 아니면 미스 샷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페어웨이를 벗어났다고 미스 샷이라 할 순 없다. 이런 경우를 유효 샷이라하자. 전체 샷 가운데 유효 샷이 70% 이상이면 된다, 더 이상은 욕심이다. 유효 샷의 10%가 나이스 샷이면 굿이다.
보기 플레이어는 파4홀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릴 확률이 많이 떨어진다. 따라서 두 번째 샷 만에 쇼트게임 영역 즉 그린 주위로 볼을 보내면 성공이다.
문제는 쇼트게임 능력일 것이다. 쇼트게임은 롱게임에 들이는 연습량의 10분의 1만 투자해도 효과를 바로 볼 수 있다.
스코어를 줄이려면 나이스 샷에 취하지 말고 쇼트게임 연습에 치중하라.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