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양섭 이에라 서정은 이준영 기자] 삼성전자가 3분기에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은 이렇다할 변화가 없다. 이미 노출된 악재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바닥론'이 설득력을 얻으며 주가는 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7일 오후 2시 37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대비 1.39%(1만6000원) 오른 116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개장전 분기 잠정 영업익이 4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9.6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47조원으로 20.45% 줄었다. 2분기 연속 어닝쇼크다. 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1년 4분기 4조6700억원 이후 3년 만이다.
◆ "예상 수준 부합"..시장 '잠잠'
이런 악재속에서도 수급과 주가 변화는 크지 않았다 오히려 장초반 3% 이상 상승세를 타기도 했다. 외국계 창구 수급도 특이점이 포착되지는 않는다. 장중 3만여주 매수 우위 상태다.
외국계 증권사인 모간스탠리는 이날 발표된 실적을 두고 공격적인 재고처리 및 마케팅 비용 때문이라면서 신제품 라인 출시로 4분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거론했다. 3분기 IM 부문 실적 악화의 주된 요인에 대해서는 1)평균판매단가 18% 감소 2) 재고청산 3) 높은 마케팅비용 등으로 추정했다. 모간스탠리는 4분기에는 갤럭시노트4의 글로벌 판매로 약 800만대 출하를 예상했다.
국내에서도 앞서 일부 증권사들이 이미 3조원대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놓는 등 눈높이를 많이 낮춰놓은 탓에 이날 충격이 크지 않았다. 시장의은 '예상치 수준'이라는 평가가 우세한 분위기다.
지난달 LIG투자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KTB투자증권은 영업익 전망치를 3조9000억원 수준으로 하향했다. 미래에셋증권, SK증권, IBK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증권, 현대증권도 4조~4조1000억원대로 제시, 실적과 부합하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과장은 "증권사에서 영업익을 4조원 아래까지 하향했고, 예상과 거의 부합한 실적에 주가도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IM(IT·모바일)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은 크지 않지만 4분기에는 소폭 회복될 수 있이란 전망이다. 주가 또한 큰 폭의 반등은 어렵지만, 이미 실적 부진이 어느정도 반영이 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추정치는 평균 5조1477억원이다. 매출액과 순익 전망치는 각각 52조954억원, 5조1245억원이다. 다만 이같은 컨센서스는 과거 3개월치를 반영한 것이어서 최근에 나온 전망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익은 4조8000억원~4조9000억원으로 3분기보다 회복될 것"이라며 "하반기 주가가 전고점 회복은 불가능하겠지만 110만원대보다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주가 싸다..저가 매수 전략 유효"
전략 측면에선 '매수'를 거론하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윤지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는 그동안 실적 우려에서 벗어나 지배구조 이슈 등 다른 부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3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주가가 더 빠지지 않는 반환점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는 3분기 어닝쇼크를 내놨지만 이미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추가적인 주가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가 110만원대인데, 130만원대까지는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다"면서 "현재 주가에 우려감은 이미 반영된 상황이라 저평가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일 한국투자신탁운용 CIO(최고운용책임자)도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충분히 싼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향후 IM(IT·모바일) 부문의 정상화 시점이나 회복 수준 등에 따라 주가가 추가 조정으로 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무라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갤력시노트4가 고가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6와 얼마나 경쟁할 것인지 여부와 함께 내년 초까지 중저가 제품라인을 성공적으로 내놓으면서 다시 중국산 저가제품으로부터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가져올 것인지 여부가 지켜볼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노무라는 삼성전자 목표가를 최근 180만원에서 155만원으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한편, 지난달 말 외국계 투자업체인 서스퀘해나의 분석가는 2015년 삼성전자의 전망과 관련해 "올해가 2년 묵은 애플의 '아이폰6'로의 교체의 해라면 내년에는 3월 경에 나올 '플렉서블 디스플레이'가 장착될 가칭 '갤럭시S6(GS6)'의 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출하기도 했다. 서스키하나는 삼성전자 목표가를 18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낮춰 제시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