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株 급방긋…정유·건설·조선株는 부진
[뉴스핌=이영기 백현지 기자] 국제유가가 하락하며 항공·운송주가 수혜업종으로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유가가 글로벌 경기에 연동하기 때문에 섣불리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지난 14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가격은 전날대비 4.6% 급락한 81.8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2년 6월래 최저치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월간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원유 수요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힌 게 원인으로 풀이된다.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항공주의 오름세가 뚜렷하다. 항공주는 항공유가 원가의 20~30%에 달하기 때문에 저유가 수혜가 기대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4%, 1%대 상승세다. 유틸리티주인 한국전력을 비롯해 운송주인 현대글로비스, 한진해운 등도 눈여겨 볼만하다는 평가다.
대표적 피해업종인 정유주는 하락세다. SK이노베이션, S-Oil, GS 등이 일제히 내리고 있다. 정유업체들은 원유를 분기별로 구입하는데 유가가 추세적으로 하락할 경우 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
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와 중동 건설발주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주와 조선주도 약세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수석연구원은 “유가 하락이 유리한 섹터는 비록 석탄을 사용하지만 석탄가격이 원유가와 연동된 면이 있는 한국전력과 유류할증료를 부과하는 항공업종”이라며 “반면 재고부담이 있는 유화업종과 정유업종은 불리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혜주라 할지라도 투자시기에 대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원유시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지난해부터 지속돼왔지만 세계원유공급 확대와 유로존, 중국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쳐 (포지션 이탈로)단기적으로 국제 유가가 빠르게 약세를 보였다"며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가능할 수 있지만 추세 자체가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가 그 자체가 경기를 반영하는 측면이 많다"며 "최근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를 상쇄할만큼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경기에 문제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연구위원은 "통상 운송 등 경기민감주들은 글로벌 경기 부진에 열악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은 바닥을 확인하고 유가가 반등하는 시점에서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급락 현상이 당장에는 글로벌 경기 회복에는 일조하기 힘들겠지만 부양정책의 약효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저유가 현상이 고착화될 경우 시차를 두고 글로벌 경기에는 또 다른 경기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며 "유가하락이 시차를 두고 실물경기 회복에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