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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의 바보경제] 융프라후 정상의 신라면은 폭리? 上

기사입력 : 2014년12월23일 12:57

최종수정 : 2014년12월23일 15:06

카이스트 교수의 反시장적 사고 문제점 분석

[편집자] 왜 우리나라는 전세 대란을 반복해야 할까. 농산물 가격이 폭등하거나 폭락할 때마다 유통구조의 문제라는데 왜 역대 정권은 해결하지 못했을까. 과연 사교육비는 줄일 수 있을까? 왜 골목상권에 대기업 빵집이 들어서는 것은 문제고 커피전문점은 허용되는 것일까. 1인당 국민소득이 2만6000달러까지 늘어났지만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시장원리와 동떨어진 제도가 버젓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 국민정서에 기대 비합리적이고 근시안적인 정책들이 지금도 국회를 통과합니다. 우리 사회 만연한 일방적이고 획일적 사고에 대해 카이스트 경영대학 이병태 교수가 이번 주부터 ′이병태의 바보경제′로 일주일에 한 번씩 일 년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보통 사람들의 삶과 직결된 의문들에 대한 이 교수의 속시원한 지적과 해법, 이 교수를 통해 우리 문화 속에 뿌리 깊게 만연한 反시장적 사고의 문제점과 그 근원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스위스 알프스 정상, 융프라후에 올라가면 매점에서 신라면 작은 컵라면 (65g)을 판다.  그런데 그 가격이 7.5스위스프랑이고 이를 먹기 위해서는 추가로  뜨거운 물 4프랑, 그리고 젓가락이 1.5프랑이다. 다 합치면 13스위스프랑이다. 요즈음 환율로 환산하면 우리 돈으로 1만5000원이 넘는다. 왜 사람들은 이 라면을 이런 '터무니없는 가격'에 사 먹을까?
 
이 라면을 서울시내 대형 유통점에서 낱개로 사면 700원이다. 그리고 학생들이 편의점에서 종종 애용하는데 물론 물 값도, 젓가락 값도 받지 않는다. 융프라후가 한국의 설악산 한 봉우리라면 우리 언론은 어떻게 생각할까? 최근에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에 대해 문제 삼는 기사들을 인터넷에서 찾아 보면 폭리를 나무라는 언론 기사들이 줄줄이 뜬다.  
 
- 분할상환 대출금리, 은행마다 제각각.  전북은행의 경우 7~10등급에 대한 일반 신용대출 금리가 무려 13.39%에 달해 폭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문, 2014.3.3.)
- 사설 주차장 요금의 2배.. 대구 공영주차장 '폭리' (2014.2.27., △△신문) 공영주차장 暴利, 그냥 둬선 안 된다 (2014.2.28, △△신문 )
- "도청 신도시 아파트 고분양가 기반 생활시설도 없는데 폭리" (2014.2.10, △△신문)        
- 오리온 10년새 5배 '폭리' (2014.2.14, △△신문)
- 소비자協 "식음료업계, 산출 근거 없는 가격 인상 중단해야" (△△신문, 2014. 2.11)
- SK II, 시슬리 '폭리 화장품' - 통관가격대비 시중가를 최고 6.5배 높게 책정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 국감질의) (2013.10.16, △△신문)
- PC 제조원가 지속하락에도 가격 요지부동… ‘깡통PC’ 확산· 불법복제 부추겨 (2014.2.10, △△신문)

위의 기사를 보면 우리나라 소비자만큼 불쌍한 나라가 없고, 우리 나라의 기업처럼 부도덕한 곳이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아파트도, 화장품도, 주차장도, 제과도, 생수도, 대학등록금도 기업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폭리에 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폭리의 사전적 의미를 역시 인터넷 사전에서 검색해 보면   폭리(暴利)란 "지나치게 많이 남기는 부당한 이익"이라고 한다. 이 정의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지나치지 않게 남기는 이익'에 대해 사회적 합의가 있는 듯하다.

이런 합의가 가능할까? 상행위의 가장 근본적인 이치는 파는 사람은 이익을 많이 남기려고 하고 사는 사람은 값싸게 사는 것이 자신에게 이익이다. 이런 정반대의 이해 상충에 어떻게 쌍방이 합의하는 '지나치지 않는' 이익의 정도에 합의를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시장경제란 이런 합의가 필요하지 않다. 왜 시장에서 수요와 공급이 가격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즉 파는 사람이 아무리 비싸게 팔고 싶어도 내가 너무 높은 가격을 고집 피우면 그보다 조금 낮은 가격에 다른 사람이 고객을 빼앗아 가기 때문에 가격은 시장 (공급의 경쟁)이 통제한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설혹 경쟁자가 없다고 하더라도 내가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요구하면 수요는 줄게 된다. 그래서 수요와 공급이 결정한다고 경제학을 배울 때 맨 처음 배우는 것이 시장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위의 기사들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기사들인지 보자.
 
첫 번째 기사가 주장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은행마다 이자율이 제각각이라는 것이고, 신용등급 7-10등급 고객의 신용대출 이자가 '무려 13.39%의 폭리'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이 기사는 모든 은행은 이자율이 같아야 하고, 신용등급 7-10등급 고객의 이자율은 13.39%보다 훨씬 낮아야 합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융자도 은행이 팔고 있는 서비스 상품이다. 이게 가격이 동일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우리는 수많은 상품들이 유통채널에 따라 가격이 다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예를 들어 보자. 대형마트에서 2리터짜리 콜라의 가격은 2000원 정도한다. 이를 사서 100ml당 가격은 110원정도이다.

하지만 지하철 자판기의 캔 콜라가격은 245ml에 천원 가까이 한다. 즉 대용량 용기의 가격에 비해 무려 4-5배 가격이다. 그리고 이를 패스트푸드 체인점이나 극장에서 팔 때는 훨씬 더 비싸다. 이 콜라를 서울의 특급호텔에서 식사 중에 주문한다면 만원을 넘게 주고 사야 한다.

똑같은 콜라도 대형마트와 편의점 가격은 크게 차이가 난다. 소비자가 다른 가격을 수용하는 이유는 같은 상품이라도 장소와 상황에 따라 다른 가치를 느낄 뿐 아니라, 가격이 외에도 고려할 간접 비용이 많기 때문이다. 당장 목이 마른 데 콜라 한잔 값이 대형마트에 가면 100원 더 싸다고 차를 몰고 가지 않는 것은 가격의 차이보다 수고와 간접비용이 더 들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에 가려면 기름값도 들 것이고, 무엇보다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렇기 때문에 장소마다 가격은 다르다.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 콜라를 때와 장소와, 담긴 용기와 결합된 서비스에 따라 다른 가격을 받는 것은 세계 어느 나라다 다르지 않다. 콜라, 껌, 모든 서비스 가격이 장소와 회사에 따라 다른데 왜 융자의 가격 (이자)가 은행마다 제 각각으로 다르다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일까?

비록 같은 신용대출이라도 은행마다 돈을 조달하는 비용이 다를 것이다. 그리고 편의성도 다를 것이다. 어떤 은행은 ATM이 잘 깔려 있고, 지점도 많아서 사용하기가 편리할 수 있고 적은 은행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돈을 빌리는 사람은 약간의 이자가 빌려도 더 편리한 은행에서 돈을 빌릴 것이다. 모든 상품은 가격과 품질로 경쟁한다. 즉 더 편리한 서비스, 더 광범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은 높은 서비스 품질이라서 높은 가격 (이자)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질 좋은 서비스와 상품이 공급된다.  
 
신용등급 7-10등급의 이자율이 13.39%가 폭리라는 주장은 어떠한가? 우리나라 금융권의 신용등급은 1-10등급과 등외로 나누어 진다. 등급이 올라갈 수록 신용도가 떨어진다. 신용도가 떨어진다는 말은 융자를 주었을 때, 은행이 융자를 회수하지 못할 위험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신용도가 낮으면 그 위험을 감수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자율을 높이 받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신용등급 7-10이라는 것은 어떤 은행에 융자를 얻고자 오는 고객의 융자의 승인과 이자율의 결정에 참고로 하는 많은 정보 중의 하나의 지표에 지나지 않는다.

두 사람이 같은 7등급이라도 은행이 갖고 있는 다른 정보들에 의해 각각 다르게 위험을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등급이 같다고 해서 이자율도 같아야 하는 이유도 없다. 신용등급 7-10%는 이자율이 문제가 아니라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느냐가 더 문제다. 사실은 이 등급에 대해 은행들은 매우 신용 융자를 꺼린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등급의 고객들은 그래서 할 수없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자에게 가서 훨씬 높은 이자로 융자를 받는다. 은행들이 사회적 눈치를 보느라고 높은 이자를 못 받다 보니 위험한 고객을 회피하게 되고 신용대출보다는 담보대출에 편중한다.  신용등급 7-10%는 미국에서 그 유명한 서브프라임(Subprime) 고객들이다. 이들을 상대로 미국의 은행, 카드사들은 20-30%의 이자를 받으면 영업을 한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우리보다도 더 낮은데 말이다.

따라서 위의 이자가 제 각각이고 이자율 13.36%가 폭리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13.36%가 폭리이면 기자의 눈에 신용도가 가장 우수한 고객에 비해, 아니면 담보 대출에 비해 몇 %를  더해야 '지나치지 않은 이익'이라는 말인가? 이자가 높다고 이익도 아니다. 회수 못하는 융자는 아무리 이자율이 높아도 큰 손실이기 때문이다.

(下편으로 계속)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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