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전성시대, 창조경제 명분+유망 스타트업 활용…'일거양득'
[뉴스핌=이수호 기자] IT 업계가 벤처 생태계 확대를 위한 투자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정부가 슬로건으로 내건 창조경제에 동참하는 동시에, 무리한 M&A 대신 벤처 투자를 통해 길러낸 유망 스타트업(벤처 기업)들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 탓이다.
여기에 IT 중심 축이 PC에서 모바일로 진화하면서 스타트업의 남다른 감각과 아이디어가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 받고 있다는 점도 벤처 투자 활성화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30일 IT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 9월 구글캠퍼스 서울을 본격화한 데 이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도 잇따라 거액을 투입하며 벤처 생태계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점유율이 85%대에 이르는 한국 시장에서 반구글 정서를 막고, 투자를 통해 길러낸 유망 스타트업으로 구글 생태계를 확대하겠다는 각오다.
<사진설명: 구글 스타트업을 위한 `캠퍼스 서울` 설립 발표 /김학선 기자> |
이들은 구글 캠퍼스서울의 홍보를 직접 맡으며 구글 생태계의 일원임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구글의 돈으로 성장해 어느덧 구글의 든든한 우군으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이 같은 선례로 인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역시 신규 사업을 위한 무리한 M&A 보다 벤처 생태계 구축에 적지 않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투자 금액이 많아도 불확실한 신규 사업보다는 리스크가 적다는 장점 탓이다.
네이버는 내년 1월 21일 스타트업 쇼케이스를 개최해 스타트업 기업들의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또한 서울 강남 지역에 창업 지원 공간을 만들어 새로운 벤처신화 도전을 도울 계획이다.
이해진 의장과 김상헌 대표가 스타트업의 필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한 만큼 투자 규모 역시 수백억원이 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내심 이들이 성장해 네이버가 구축하는 IT 생태계의 원군으로 자리를 잡길 기대하고 있다.
다음카카오 역시 1000억원대의 케이벤처그룹을 만들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지닌 벤처 기업을 직접 육성한다. 또한 유망 벤처 기업들을 대한 직접 투자를 병행해 신규 사업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진설명: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 |
이처럼 업계의 스타트업 지원이 유행처럼 번지는 이유는 PC에서 모바일로 IT 업계의 중심축이 이동한 탓이다. PC시대에 비해 개발 환경이 나아지면서 벤처 진입 장벽이 현격히 낮아졌고 특출난 기술력 보다 유망한 아이디어가 더 큰 수익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9일 다음카카오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스타트업인 유저스토리랩에 투자를 진행해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기도 했다.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수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체적인 기술 개발이나 M&A 대신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향후 성장동력의 하나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모바일게임이 중심으로 자리잡은 게임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형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넥슨 역시, 신규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스타트업을 활용하는 모습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모바일게임 스타트업인 노븐에 5억원 가량의 투자를 진행했고 향후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M&A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넥슨 역시 지난 7월 판교에 NPC(넥슨앤파트너즈센터)를 설립하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자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PC시대에서 모바일로 업계의 중심 축이 이동함에 따라 스타트업의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증대될 것"이라며 "구글과 요즈마 펀드에 이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까지 국내 IT 벤처 열풍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