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압박 굴복했지만 최악 상황 피해
[뉴스핌=배효진 기자] 미국 최대 자동차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의 주주환원 압박 요구를 수용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헤지펀드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했지만 위임장 대결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했다는 평가다.
제너럴 모터스 로고 [출처:제너럴 모터스] |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GM이 9일(현지시각) 수십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매입 규모와 기간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초 헤지펀드 대리인인 해리 윌슨이 제시한 80억달러(약 8조8736억원)보다는 적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GM이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윌슨은 이사회 선임 요구를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해리 윌슨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 자문단으로 참여해 GM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끈 전문가로 최근 경매업체 소더비 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지난달 10일 GM 주식 3440만주와 지분 2.1%를 보유하고 있는 헤지펀드 4곳의 대리인으로 나서 GM에 8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요구해왔다. 윌슨 역시 GM 주식 3만주를 보유한 주주다.
당시 GM 이사회는 지난해 실적호조를 고려해 윌슨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GM은 지난해 대규모 리콜사태에도 992만대를 판매해 2년 연속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지난해 말 GM이 보유한 사내 유보금은 250억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윌슨이 자사주 매입 외에 오는 6월 주주총회에서 자신을 GM 이사진에 임명할 것을 요구하면서 양 측의 의견이 틀어졌다. 이후 이견이 지속되면서 위임장 대결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졌었다.
전문가들은 GM이 위임장 대결이란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향후 관건은 자사주 매입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GM은 현재 리콜 비용 부담이 남아있는데다 지급해야 할 연금도 240억달러 가까이 모자란 상태기 때문이다. 또 리콜의 원인이 된 점화장치 사고로 인한 부담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