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건설 컨설팅 면허 취득…외연 확장
[뉴스핌=정경환 기자] 한진중공업이 컨설팅사업에 진출한다. 불황 타개를 위한 수익원 다변화 차원에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오는 20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를 변경, 사업 목적에 '종합컨설팅용역업'을 추가한다.
회사 관계자는 "필리핀 정부 및 민간 재원 공사와 BOT(Build-Own-Transfer) 공사 참여를 위한 합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이라며 "참여공사의 외연을 확대, 수익원을 다변화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관련 라이센스를 이미 취득했다"라고 덧붙였다.
BOT는 민간투자회사가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건설ㆍ소유해 시설을 운영하고 계약기간 종료 시에 시설소유권을 정부에 양도하는 방식이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973년부터 필리핀에 진출해 도로와 항만 그리고 공항 등 SOC 건설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근래 들어 수주가 줄면서 한진중공업은 SOC사업만으로는 더 이상의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현재 한진중공업의 해외 건설 사업장은 필리핀 내 도로공사 2곳 뿐이다. 한국전력과 제휴해 필리핀 수빅지역에 화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타당성 검토 단계에 머물고 있다.
그로 인해 실적 역시 부진한 상황이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4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5203억원으로 0.4% 줄었고, 순손실은 2998억원으로 57.6% 늘었다. 한진중공업은 사업부문별 매출 비중에서 조선과 건설이 약 50 대 50이다.
회사 관계자는 "건설부문 실적도 정체 상황"이라며 "지난해에도 전년 대비 실적이 부진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발전 설비 발주가 많은 최근 트렌드와 사업영역이 조금 달라 건설부문이 어려워졌다"면서 "이에 컨설팅 라이센스를 취득한 것으로, 민간부문 건설사업까지 할 수 있는 현지 건설 면허다"라고 덧붙였다.
즉, 기존에는 단지 시공만 했다면, 이제는 설계·조달·시공(EPC) 전부를 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장 실적에 크게 반영되거나 할 정도는 아니지만, 일단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도로, 공항, 주택 등 건설사업 영역을 점차 확장, 수익 다변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