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업체 자회사 둔 퍼스텍, 올해 주가 두 배 '껑충'
[뉴스핌=김양섭 기자] 무인비행기 '드론(Drone)'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주식시장에서도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일부 기업들이 드론 관련 사업을 신규사업 목적으로 추가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방산업체인 퍼스텍 주가는 올해 초 2200원대에서 최근 5000원을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연출했다. 주가가 오른 배경은 퍼스텍의 자회사인 드론 전문업체 유콘시스템이 주식시장에서 부각된 탓으로 해석된다. 유콘시스템은 감시용 드론인 '티로터(Trotor)'를 개발, 육군과 공군에 공급한 이력이 있는 대표적인 드론 전문업체이다.
퍼스텍의 상승세는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월 16일 상한가를 기록한 퍼스텍은 17일과 18일도 각각 11.51%, 14.89% 올랐다. 오른 주가는 횡보세를 유지하다가 드론 관련정책이 나오거나 이슈가 부각될때마나 들썩였다. 지난 27일 5200원(장중 최고가)을 기록하면서 지난 1997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퍼스텍 최근 1년 주가추이 및 매매동향 <출처=키움증권 HTS> |
유콘시스템 외에도 드론을 제작하는 국내업체는 대한한공, 한국항공우주 등이 있지만 두 업체의 드론 사업은 본사업에 비해 비중이 너무 낮아 주가를 움직일만한 요소로는 부각되지 않는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도 아직까지 본격적으로 드론 시장 분석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A 증권사 스몰캡 팀장은 "분석이 의미가 있으려면 드론 관련 부품업체들이 얼마나 수혜가 될지 분석해봐야 할텐데, 아직 시장이 그 정도의 크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드론 관련 분석보고서가 있지만 대부분 글로벌시장의 트렌드에 대한 것이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 2월 IT 월보에서 드론 시장에 대해 분석했다. IT섹터 담당인 이정·윤혁진 애널리스트는 올해 초 드론이 화제가 됐던 소비자가전쇼(CES)을 탐방 한 뒤 글로벌 트렌드에 대해 소개했다. 중국업체들의 적극적인 행보를 소개한 뒤 국내업체 관련해서는 "한국벤처기업인 ‘바이로봇’만이 CES 한국관에 참가해 유일하게 드론(완구용드론)을 선보인 점 역시 한국IT산업의 초라한 현 주소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바이로봇은 비상장업체다.
앞서 현대증권도 작년 10월 드론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지만 역시 글로벌투자 관점에서다. 국내 시장과 관련해서는 "국내에서도 대한항공과 항공우주연구원이 함께 무인기 틸트로터 개발에 전 세계 2번째로 성공하면서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 "전 세계 7위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에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만 언급했다.
'드론' 관련 이슈는 부각되는데 증권사 리서치에서 수혜주 등으로 거론되는 종목은 사실상 없는 셈이다.
하지만 퍼스텍 주가가 한 달 반 사이에 두 배 가량 껑충 뛰면서 주식시장에선 관련주 찾기에 분주해졌다. 이런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일부 업체들은 사업목적에 드론 사업을 추가하는 등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주로 IT 관련 스몰캡들이다.
PC 부품 전문업체인 피씨디렉트는 최근 열린 주주총회에서 '무선 조정체 및 항공기 판매업'을 신규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이 업체는 작년부터 프랑스 패럿사의 드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피씨디렉트 관계자는 "드론 사업을 염두에 두고 사업목적을 추가했다"면서 "패럿사와 총판 계약을 맺어 정식수입해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아직까지 관련 매출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로봇개발업체인 이디는 올해 주요개발계획에 '드론 사업분야 진출을 위한 요소 모듈 개발'을 기재했고, 소프트웨어개발업체인 큐브스는 '자기디스크 모터를 장착한 자전거, 스쿠터, 자동차, 선박, 드론 제조 및 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신설했다. 큐브스는 작년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42억원으로 전년대비 19% 늘었을 정도로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
이처럼 일부 업체들이 드론 사업에 나서는 모양새를 보이고는 있지만 이에 대해 곱지 않은 시각도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테마가 형성되면 항상 일부 기업들이 주가부양 목적의 움직임을 보여왔다"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