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 상환능력, 실적 개선세 지켜보겠다"
[뉴스핌=윤지혜 기자] 동부하이텍의 매각 작업이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다. KDB산업은행 등 매각주관사는 동부하이텍의 채무 상환능력과 실적 개선세를 좀 더 지켜볼 방침이다.
7일 IB업계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는 동부하이텍 매각이 두 번이나 무산되자 향후 매각 진행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 관계자는 "동부하이텍의 채무에 대한 부담이 있어 적절한 인수자를 찾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5~6월 등 가까운 시일 내에 매각절차가 진행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동부하이텍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 있어 재무구조 등 동부하이텍의 체력이 튼튼해진 후 매각을 적극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개매각 전환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앞선 채권단 관계자는 "내부에서 아직 공개매각으로 갈 지 여부를 정하지 못했다"면서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할 여지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인수 의사를 보이고 있는 곳이 없는 상황이고, 예전에 매각을 진행했더라도 관심을 보인 정도로 바로 경쟁입찰 진행을 고려하기는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동부하이텍은 2013년 11월 동부그룹의 자구방안책 마련에 따라 매물로 나온 이후 아이에이(IA)-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 컨소시엄과 중국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SMIC 등이 인수의사를 표시했지만 결국 무산된 바 있다.
매각가격은 1000억~1500억원 수준인데 반해 동부하이텍이 채권단으로부터 신디케이트론(다수 은행이 같은 조건으로 하는 중장기 대출) 6200억원을 받은 상태기 때문이다.
IB업계는 동부하이텍 매입 시 매수자가 6200억의 차입금도 함께 떠안아야 한다는 점이 가장 걸림돌이라고 보면서도 동부하이텍이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반도체 업종 활황에 따라 기업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매출 5677억원, 영업이익 453억원을 기록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동부하이텍 매각은 예전 하이닉스 사례와 비슷하다"면서 "반도체 업종이 호전되는 가운데 기술력에 따른 기업가치도 상승하고 있어 재무구조만 개선되면 매수에 관심을 갖는 인수자들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대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제품 믹스 개선과 가동률 상승이 함께 나타날 것이므로 동부하이텍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며 "올해 연간 실적은 매출액 6000억원, 영업이익 500억원 이상은 달성 가능할 것이며 채권단 협의에 따른 이자율 조정으로 이자비용을 연간 500억원 이하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달 매각이 무산됐던 중국 SMIC는 최근 다이와증권과 인수자문사 계약을 체결하면서 동부하이텍 인수를 다시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