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확신에서 의구심으로
[뉴스핌=김남현 기자] 채권시장에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여전하다. 다만 그 가능성에 대해 확신에서 의구심으로 한발짝 후퇴하는 분위기다. 한은이 전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보고한 업무보고에서 가계부채 문제를 강조하고 나섰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를 두고 한은과 채권시장의 ‘썸’ 타기는 올 상반기 내내 현재진행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 역시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대해 데이터디펜던트(경제지표 data-dependent)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디펜던트라는 말을 곱씹어보면 향후 전망에 대해 한은도 잘 모르겠다는 자기고백이라 할 수 있다. 실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역시 이같은 분위기를 전한바 있다. 지난 2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일부 금통위원들은 “현재의 경제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언급하는 등 곳곳에서 판단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모습이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해 4월과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의) 향후 방향성은 인상”이라고 단언했다가 호된 질책을 받은 점도 한은이 신중모드로 접어든 원인으로 보인다. 어쩌면 “상대를 설득시키지(convince) 못할 바엔 혼란시키라(confuse)”고 했던 김중수 전임 총재를 이 총재가 닮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한은의 파격 행보
최근 한은의 행보는 시장 예상을 깨는 파격(?)의 연속이다. 금리동결을 예상했던 3월에는 인하에 나서는가 하면, 만장일치 동결예상이 지배적이었던 4월에는 한명의 인하 소수의견을 내놨기 때문이다.
3월 금리인하에 대해 한은은 성장과 물가 전망의 하향조정을 미리 예상한 행보라고 설명했다. 실제 4월에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조정 됐음에도 동결결정이 이뤄진 것은 전월의 금리인하가 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4월 경제전망에서 올 경제성장률(GDP)과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각각 전년동기대비 3.1%와 0.9%로 수정했다. 지난 1월 전망치는 각각 3.4%와 1.9%였다.
<자료제공 = 한국은행> |
4월 금통위 직후 한은 주무 팀장의 매파적 언급도 시장예상을 깬 행보였다. 황인선 한은 채권시장팀장은 당시 시장의 인하 쏠림 현상을 상당히 우려한 바 있다.
◆ 인하 기대감은 여전
<자료제공 = 한국은행, 금융투자협회> |
한은이 내놓은 경제전망 역시 이같은 기대를 지지하고 있다. 한은은 올 경제성장률(GDP)이 전기비 기준 1분기 0.8%, 2분기 1.0%, 3분기 0.9%, 4분기 0.8%를 예상하고 있지만 채권시장은 이를 액면 그대로 믿지 않고 있다.
우선 한은은 금리인하등 효과가 점차 나타날 것이라는 설명이지만 한은 전망치에서도 보듯 2분기가 경기 정점으로 나타나고 있어서다. 하반기 세수결손에 대한 우려도 크다. 한은 역시 세수결손이 추가로 발생한다면 전망치의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은의 1분기 GDP발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대내외 주요 경제·채권 전문가들은 1분기 0.8% 예상치 조차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자료제공 = 한국은행> |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추가부양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 또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재료다. 한은이 최 부총리 출범이후 정부와 정치권에 떠밀려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는 견해가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추가경정예산안 편성등 정부가 추가부양에 나설 때 한은 역시 금리인하로 맞장구를 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최 부총리는 전일 국회 기재위에 출석해 추가부양 언급과 관련해 “원론적 언급이다”, “상반기 (경제를) 운용해보고” 등 한발 물러나는 분위기였지만 지난해말 기재부가 내놓은 올 3.8% 성장이 어렵다는 점과 세수결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정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3.8% 전망치는 상당한 시차가 있다. 여건변화도 있었다”, “가급적이면 세수결손이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