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 삭스 필두 미국 IB '두각' M&A 시장서 강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투자은행(IB) 업계의 입지가 크게 위축됐다. 미국 경쟁사들에게 밀린 데다 연초 이후 증시 급등과 시장 변동성 확대와 무관하게 유럽 지역의 트레이딩이 줄어든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도이체방크와 UBS, 크레디트 스위스 등 주요 IB 업체들이 일제히 시장 지배력과 점유율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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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 삭스[출처=신화/뉴시스] |
글로벌 투자은행 업계의 상위 10위권 업체 가운데 지난해에 비해 수수료 수입이 줄어든 것은 유럽 지역 IB밖에 없었다. 수수료 수입을 늘리거나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 미국 IB 업계와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연초 이후 지난 4일까지 IB 부문 수수료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5억3800만달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도이체방크 역시 같은 기간 수수료 수입이 3억5000만달러 감소했다.
바클레이스와 UBS 역시 지난해에 비해 올들어 올린 수수료 수입이 각각 2억6000만달러와 1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의 4대 IB 업체의 연초 이후 수수료 수입 감소 규모는 13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미국의 10대 IB 업체 가운데 6개 업체의 수수료 감소폭은 1억달러 줄어드는 데 그쳐 상대적인 건재함을 과시했다.
유럽 IB 업계의 경쟁력이 크게 둔화된 것은 부동산 시장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데 따른 결과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시장에서 유럽 IB들의 입지가 위축되는 상황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연초 이후 크레디트 스위스가 미국에서 창출한 수수료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억달러 가까이 감소했다. 도이체방크의 수입도 1억9000만달러 줄어들었고, 바클레이스와 UBS 역시 각각 1억달러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유럽과 미국 IB 업계의 경쟁력 차이가 더욱 두드러졌다. 뿐만 아니라 미국 IB 업체들 사이에서도 승자와 패자가 분명하게 가려졌다.
골드만 삭스와 JP모간, 모간 스탠리, 씨티그룹 등 4개 업체가 연초 이후 글로벌 M&A 시장 점유율을 최소한 1%포인트 이상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애틀란틱 에퀴티스의 크리스 휠러 애널리스트는 “IB 업체들이 자본 규정이 까다롭지 않은 M&A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골드만 삭스와 모간 스탠리 등 일부 미국 금융회사가 강한 지배력을 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