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 개선 마무리…흑자 경영에 '총력'
[뉴스핌=정경환 기자] 현대상선과 팬오션이 다시 일어설 준비를 하고 있다. 그간 착실히 내실을 다져온 양 사가 운임 하락으로 촉발된 불황의 파고를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팬오션이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 12일 보유 중이던 현대증권 주식 5307만736주를 오릭스 측에 전량 처분했다. 이를 통해 현대상선은 약 6474억원이 자금을 추가 확보하며, 그룹 전체 3조3000억원 확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팬오션은 하림으로의 인수가 사실상 확정됐다. 이는 법원이 '팬오션 변경회생계획안'을 인가한 데 따른 것으로, 서울중앙지법 파산부가 지난 12일 개최한 팬오션 관계인 집회에서 1.25대 1 주식 감자안을 포함한 팬오션 변경회생계획안이 채권단 87%, 주주 61.6%의 동의를 얻어 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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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내부 상황 정리를 일단락지은 현대상선과 팬오션은 이제 본업에서 서둘러 제 자리를 찾아갈 방침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선제적인 자구안을 원활히 마무리해 유동성 확보 및 부채 축소 등 재무 개선에 총력, 재도약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현대상선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4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연간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다, 2010년 이후 5년 만에 1분기 흑자를 시현했다.
팬오션 측도 "회생 절차를 잘 마무리하고 경영을 정상화시켜 팬오션이 과거의 명성과 영광을 조속히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팬오션은 2013년 영업손실 2221억에서 2014년 영업이익 216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고, 올해 1분기에도 614억원 영업 흑자를 이어갔다.
다만, 양사의 이 같은 호실적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무엇보다 운임 하락으로 인해 해운업황이 좋지 않은 게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국선주협회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에서 미서부 항로는 지난해 40피트 컨테이너(FEU) 당 1971달러에서 이달 초 1447달러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유럽 항로는 20피트 컨테이너(TEU) 당 1163달러에서 284달러까지 급락했다.
벌크선운임지수(BDI) 또한 지난해 1105에서 이달 초 598로 절반 수준까지 내렸다.
매출 비중에서 현대상선은 컨테이너가 80%, 팬오션은 벌크가 80%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양사는 이익 창출 노력과 더불어 비용 절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운임 하락으로 인해 현재 해운업황이 그리 좋은 상황이 아닌 것은 맞지만, 저유가 등 긍정적인 요소도 많아 올해 흑자 경영 달성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1분기가 컨테이너부문의 전통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낮은 유가 수준과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으로 영업 흑자를 달성했다"며 "벙커C유가 지난해 톤(t) 당 600달러에서 현재 300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저유가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는 2분기에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조조정 완료로 이제 영업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최근 열린 아시아선주대표자회의에서 밝힌 바 있듯이 올해 연간으로도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팬오션도 호실적 지속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팬오션 관계자는 "업황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 우린 안 좋은 상황에서도 실적을 내고 있다"면서 "영업 계약 외 고가의 장기 용선 계약 등이 법정관리 과정에서 해소되면서 비용이 많이 줄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확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온힘을 다해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라며 "올 한해 흑자 달성이 목표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