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 허인철 부회장 영입후 다각도로 인수 검토
[뉴스핌=강필성 기자] 담철곤(사진) 오리온 회장이 홈플러스 인수전에 출사표를 던졌다. 창사 이래 M&A 경험이 전무한 오리온의 전격적인 입찰참여에 관련업계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담철곤 회장의 배팅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담철곤 오리온 회장. <출처 = 뉴스핌DB> |
현재까지 국내업체중에서는 오리온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가 예상가격만 7조원에 달하면서 현대백화점·농협 등 잠재적 후보자들이 모두 인수전 참여를 고사한 탓이다. 이에 반해 오리온은 일찍이 노무라금융을 인수자문사로 선정하고 다각도의 검토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리온이 M&A에 발 빠르게 참여한 것은 창사이래 처음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오리온은 2013년 웅진식품 인수전 참여를 검토한 바 있지만 예비입찰에는 불참했다.
그런 오리온이 예상 가격만 7조원에 달하는 홈플러스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담 회장의 결정이 주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실 오리온은 유통업과는 별 다른 접점이 없는 기업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담 회장이 허인철 전 이마트 대표이사를 부회장으로 영입하기로 결정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는 평가다.
허 부회장은 신세계그룹 내 M&A를 주도해온 대표적 ‘재무통’으로 꼽힌다. 그가 신세계 경영전략실에서 성사시킨 M&A는 월마트코리아 인수, 신세계 드림익스프레스 매각,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부지 인수. 센트럴시티 인수 등이 있다.
특히 무엇보다 2012년부터 이마트 대표이사를 맡아 국내 1위 대형마트를 진두지휘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담 회장이 허 부회장을 영입한 배경에 홈플러스 매각을 염두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홈플러스는 최대주주인 영국 테스코가 매물로 내놨다는 소문이 수년 전부터 나돈 바 있고 오리온이 수차례 접촉했다는 뒷말도 무성하다.
문제는 자금력이다.
오리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900억원 수준으로 약 7조원대로 거론되는 홈플러스를 인수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상황. 금융권을 비롯한 제3의 기업이 컨소시엄 형태로 등장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현재로서는 오리온이 어떤 전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M&A 전문가로 꼽히는 허 부회장이 인수 가능성 없이 참전했을 가능성도 낮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이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지 여부에 대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현금이 터무니없이 부족하지만 아무런 준비 없이 인수전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