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주주'태평양시멘트, 우선매수권 행사 않고 공개매각도 반대
[뉴스핌=한태희 기자] 동양시멘트 인수전이 마무리 된 후 시멘트업계 이목은 쌍용양회로 쏠리고 있다.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양회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쌍용양회를 공개 매각한다는 계획. 하지만 최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가 걸림돌이다. 태평양시멘트가 채권단 지분을 살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쥐고 있는데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서도 매각은 반대하고 있어서다.
6일 시멘트업계와 IB업계에 따르면 쌍용양회 최대주주인이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양회 공개 매각과 지분 인수 갈림길에서 어쩡쩡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년째 쌍용양회를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채권단의 공개매각 방침에도 반대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우호 지분까지 포함해 태평양시멘트가 보유한 쌍용양회 지분은 32.26%다. 이외 산업은행(13.81%), 신한은행(12.48%), 서울보증보험(10.54%), 한앤코시멘트홀딩스(10%)로 구성된 채권단이 46.83% 지분을 갖고 있다.
◆ 우선매수권 행사시 비용 부담
채권단은 지난 2005년 쌍용양회 기업재무구조개선(워크아웃) 당시 출자전환 과정에서 채권단 지분을 태평양시멘트에 우선매수권을 줬다.
태평양시멘트가 이를 행사해 쌍용양회를 인수하면 되지만 10년넘게 행사를 미루고 있는 것. 업계에선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요 몇년 새 쌍용양회 주식이 크게 오르는 등 몸집이 커졌기 때문이다.
5일 기준 쌍용양회 주가는 2만1000원으로 5년 전(4930원)보다 325% 넘게 올랐다. 또 채권단이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타진했던 지난해 10월(1만350원)보다 104% 상승했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인수가 끝난 동양시멘트도 주가가 오르면 입찰가격이 올랐다"며 "주가가 오른 상황에서 태평양시멘트가 지분을 사겠다고 달려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
◆ 공개 매각시 경영권 흔들
채권단은 주가가 올랐을 때 쌍용양회를 파는 게 이득이다. 하지만 현재 실질적인 경영권을 쥐고 있는 태평양시멘트이 반대하고 있다. 지분 46.83%가 제 3자 손에 들어가면 단일 최대주주란 지위를 놓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대 주주이면서도 실질적인 경영권을 갖고 있었던 태평양시멘트가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채권단은 공개매각 수순을 밟기 위해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냈다. 현재 태평양시멘트 인물들로 구성된 이사회에 채권단측 인사를 선임한다는 것. 채권단 입장을 대변할 사내이사 2명과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채권단 관계자는 "태평양시멘트 측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도 안고 매각도 허용하지 않아 이같은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제50부에서 관련 심문기일이 열린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