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큰 틀에서의 협력, 최초 약속 '서울선언문'에 의미"
[뉴스핌=이진성 기자] "미래를 내다보고 감염병 안전으로부터 시스템을 함께 구축하겠다. 지난 1년간 GHSA 회원국과 G7국가는 60개국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은 향후 5년간 최소 30개국을 지원하겠다"
9일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한 제2차 글로벌보건안보구상 고위급 회의. 회의 폐막에 맞춰 열린 간담회에서 실비아 매튜스 버웰(Silvia Mathews Burwell) 미국 보건부 장관은 이같은 향후 계획을 밝혔다. 감염병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강령에 대한 내용은 이 발언이 전부였다.
구체적으로 예산 운영을 비롯해 감염병 발생시 공조체계를 어떻게 갖출 것인지에 대한 알맹이는 빠졌다. 아울러 우리나라 측은 민감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관련한 논의보다는 원격의료 등 의료시스템을 자랑하는 데 급급한 모양새였다.
글로벌보건안보구상 고위급 회의.<사진제공=보건복지부> |
GHSA는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의 첫 국제무대 데뷔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더구나 GHSA회의가 감염병에 대해 공유하고 협력한다는 취지로 설립된 만큼, 최근 우리나라에서 발병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한 대책들이 활발히 논의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3일간 이어진 회의와 양자회담에서는 '의약품 관리와 의료서비스'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날 정 장관은 압둘 아만 알 오와이스(Abdul Rahman Al Owais) 아랍에미리트(UAE)보건부 장관과 조찬 미팅에서 "한국의 원격의료시스템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있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최근 UAE에서 개원해 한국형 위탁운영 모델의 성공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는 병원 사례에 따른 것이다.
이어진 우간다와 세네갈 보건부 장관과의 양자회담에서는 표면적으로는 에볼라 대응 경험 등 감염병에 대한 논의가 오갔지만, 실질적으로는 의료인력 양성과 병원 선진화, 암센터 건립, 건강보장 정책에 대한 내용이 주요 골자였다.
유일하게 미국 보건부 장관과의 양자회담에서 감염병 대응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이 자리에서 한국 국가방역체계 개편과 관련해, 미측의 방역체계 및 향후 협력방안에 대한 질의응답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날 가진 스웨덴과 네덜란드 장관과의 양자회담에서도 항생제 대책과 공공병원 건설 프로젝트, 원격의료 프로젝트, 병원정보시스템 기술협력 등을 주요 안건으로 꼽았다. 대부분 감염병 보다는 사업과 관련된 모델을 소개하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일각에선 GHSA 고위급 회의의 취지를 잊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한 외신 기자는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GHSA회의에선 에볼라의 병리적인 문제부터 앞으로 대책방안까지 다양하게 논의됐다"며 "이번 회의는 앞으로 3회 GHSA도 열릴 수 있다는 지속성에 무게를 둔것 같다"고 역설했다.
▲ 감염병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서울선언문' … 구체적 내용 '無'
26개국 장·차관급 각료와 47개국 대표단, 국제연합, 세계보건기구(WHO) 등 9개기구 고위 관계자들이 사흘간 회의 끝에 '서울선언문'을 발표했다. 감염병의 위협으로부터 전 세계가 공동으로 대응하자는 것이다.
이들은 서울선언문이 보건안보를 위한 국제사회 최초의 약속이라는 점을 강조하며,의미를 부여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제적 이슈에서 한국이 선도국가로서의 리더쉽을 국제사회에 보여준 계기"라고 추켜세웠다.
하지만 막상 서울선언문의 내용을 살펴보면, 실질적인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 GHSA는 선언문에서 감염병 위협을 예방, 탐지, 대응하기 위한 네트워크 구축으로 11개의 글로벌보건안보 행동계획을 제시했다. 항생제 내성 대응과 인수공통감염병, 생물안전 및 생물안보, 예방접종, 실시간 감시, 진단실험 시스템 강화, 공중보건위기대응센터, 공중보건과 법체계 및 분야합동 신속대응 그리고 의료대책 및 대응인력, 역량강화, 행동계획 목표달성에 전념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한 소요되는 예산, 예산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 대응 방침, 협력 체계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이 따르는 내용은 빠진 셈이다.
협력해서 방안을 마련하자는 회의에서 협력만을 내세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무엇보다 큰 틀에서 행동강령을 만들어 국제사회 최초의 약속 '서울선언문'을 발표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며 "내년에 3차 회의가 열리는 네덜란드에서 소요되는 예산과 구체적인 협력 체계 등에 대한 방안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