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분양 청약 열기에 몸값 수억원 올라..수익성 개선, 저금리 등도 영향
[뉴스핌=이동훈 기자] 올해 강남 재건축 시장은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재건축 일반분양이 많았던 서초구 일대가 ‘핫 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올해 초부터 주택경기가 호황을 누리자 투자심리가 살아났다. 재건축 일반분양의 경쟁률은 수십대 일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저금리 기조로 시중 유동자금이 주택시장에 몰린 것도 재건축 단지의 몸값 상승을 견인했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강남 재건축 단지들은 2억원 정도 매맷값이 올랐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가격 오름세가 올해 말까지 이어진 것이다.
서초구 ‘삼호가든3차’는 전용 82.6㎡이 지난 1월 9억2000만원에서 이달엔 2억원 오른 11억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로얄층은 11억6000만원에 달한다. 전용 136.7㎡는 12억5000만원에서 14억2000만원으로 상승했다.
이 단지는 시공사로 선정된 현대건설의 고급 브랜드 디에이치(The H)가 적용된다. 6개동, 13층, 총 424가구가 최고 34층, 6개동, 835가구로 탈바꿈한다. 내년 상반기 일반분양에 들어갈 계획이다.
고가 단지인 반포동 ‘주공1단지’는 1년새 1억5000만원 안팎 뛰었다. 전용 106.2㎡가 연초 19억9000만~20억원에서 이달엔 21억~22억원에 주인이 바뀌고 있다. 매맷값이 20억원을 웃돌지만 몸값 오름세가 1년 넘게 지속됐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3단지’는 전용 50.6㎡가 8억9000만원에서 9억7000만원으로 8000만원 올랐다. 재건축 대표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연초대비 1억원 정도 상승했다.
이 같은 현상은 재건축 일반분양의 큰 인기가 바탕이 됐다. 올 들어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34대 1이다. 이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3배가 넘는 수준이다.
고분양가 논란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지난 10월 분양한 ‘반포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삼호가든 4차 재건축)은 청약 1순위에서 평균 21.1대 1로 마감됐다. 3.3㎡당 평균 분양가는 4000만원이 넘었지만 청약 열기를 꺾지 못했다.
다음달 분양한 ‘반포 래미안 아이파크’(서초 한양 재건축)는 3.3㎡당 평균 4240만원에 분양됐다. 평균 분양가로 역대 최고가였지만 청약 1순위 결과는 12.3대 1을 기록했다.
저금리도 재건축 시장을 부추겼다.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 이자가 1%에 머물자 시장의 유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됐다. 소유 주택에 월세 세입자를 받아 임대소득을 올리는 투자자도 늘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강남권 아파트는 공급보다 수요가 많고 대체 지역이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 지역이다”며 “올해는 매맷값 상승으로 재건축 수익성이 개선된 데다 저금리에 투자심리도 개선돼 수요층이 크게 확대됐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주택사업부 관계자는 “올해 강남 재건축 단지의 사업속도가 빨라지자 매맷값이 전반적으로 ㎡당 400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며 “내년 반포와 개포동 등에서 ‘알짜’ 단지가 분양을 대기하고 있어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몸값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