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웅범 전 사장 잔재…2년째 1심 진행˙기업 신인도 하락 등 우려
[뉴스핌=황세준 기자] 박종석 신임 LG이노텍 사장의 최대 과제로 전임 이웅범 사장 시절 발생한 필립스와의 소송이 떠올랐다.
30일 관련업계 및 회사측에 따르면 LG이노텍은 필립스와 품질 불량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현재 회사측이 공개한 소송은 필립스 건이 유일하다.
박종석 사장 <사진=LG이노텍> |
Philips Consumer Lifestyle International B.V는 지난 2013년 9월 LG이노텍이 납품한 IPB 제품의 품질 불량을 이유로 싱가폴법원(Singapore High Court)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IPB는 LCD TV 전원관리에 사용하는 ‘파워 모듈’로서 LCD 패널을 켜고 끄는 데 필요한 부품이다. 필립스 소송은 아직 1심 판결이 나지 않았다.
LG이노텍은 지난해 2분기 사업보고서에서 피소 사실을 투자자들에게 공개했고 최근 회사채 발행시 금융당국에 신고한 투자설명서에도 ‘우발채무’ 항목을 통해 재무안정성 및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사측은 또 패소를 대비해 재무제표에 충당금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LG이노텍측은 “소장에 공식적인 손해배상청구액이 기재되지 않아 청구금액이 미정”이라며 “최선의 추정치를 충당부채로 인식하고 있으며 소송 결과에 따라 금액이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업계는 B2B 업종 특성상 LG이노텍이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기업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박 사장으로서는 위험요소를 안고 가는 셈이다.
LG이노텍은 차량부품사업, 반도체기판사업, 사물인터넷용 부품사업 등 차세대 성장동력사업으로 육성 중인데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수익 창출이 지연될 경우 외형 및 수익성 개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LG이노텍이 이웅범 전 사장이 부임 직후 오스람과의 특허 소송을 합의로 종결한 바 있어 박 사장의 이번 소송도 합의로 종결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앞서 지난 2011년 3월 독일 오스람이 유기발광다이오드(LED) 특허를 놓고 LG이노텍에 소송을 제기했다. 오스람은 LG이노텍이 자사의 LED 특허기술을 침해했다면서 한국ㆍ미국ㆍ독일ㆍ일본ㆍ중국 등 5개국에서 소송을 진행했다.
LG이노텍은 이웅범 사장(당시 부사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2012년 11월 오스람과 합의를 통해 소송을 종결했다. 오스람과 LED 특허 포트폴리오에 대한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 관련업계는 오스람이 범용 기술에 대한 특허를 제기했다는 점에서 LG이노텍의 승소 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었다. 실제 LG이노텍은 초기에 오스람에 맞소송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합의로 종결한 것은 기업 신인도 하락을 우려한 결정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LG이노텍은 필립스 소송 사건이 발단이 된 공급계약이 큰 규모가 아니며 품질 불량의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은 상태로서 소송의 최종결과 및 영향을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LG그룹은 지난 11월 26일자 임원인사를 통해 이웅범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사장)에 임명하고 박종석 LG전자 사장(Chief Technology Advisor, CTA)을 LG이노텍 사장으로 앉혔다.
박 사장은 1958년생으로 금성사 가전연구소를 시작으로 전략기획팀장, PDP사업부장, 스마트폰사업부장 등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지난 2010년 10월 LG전자 MC사업본부장에 임명된 뒤 전략 스마트폰인 G시리즈를 개발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013년 연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조준호 사장에게 MC사업본부장 자리를 넘기고 경영 후선으로 물러났다 이번에 LG이노텍 사장으로 일선 복귀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