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감소·미분양 증가 등 우려 현실화 전망
[뉴스핌=최주은 기자] 올해 부동산시장은 당초 예상보다 더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 구매심리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란 진단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연간 2%대 집값 상승과 110만건 가량 주택 거래가 일어날 것이란 당초 예상은 빗나갈 공산이 커지고 있다.
28일 건설 및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주택 시장이 지난 2009~2011년 못지 않은 침체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와 미국발 금리 인상 가능성, 내수 경기 부진과 같은 악재들이 잇따라 터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용화 외환은행 PB영업본부 팀장은 “올해는 지난해 저금리 체제와 달리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다”며 “가계부채 증가와 대출 규제, 주택 과잉 공급 등은 주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주택거래 감소는 현실화되고 있다. 다음 달 대출 심사 강화를 앞둔 올 1월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28일 기준 4939건이다. 이는 전달 실적인 8218건에 비해 40% 가량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1월 거래량(6824건)에 비해서도 30% 가량 줄었다.
양 팀장은 “주택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 담보 대출 심사가 강화되면 기존 주택 거래는 더욱 침체될 것”이라며 “이는 수요자들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주택 매매 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분양시장도 부진 속에 미분양 발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수는 6만1512가구로 두달 전 10월(3만2221가구)에 비해 90% 증가했다. 지난 2013년 11월(6만3709가구)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이달 들어서는 아예 분양취소 단지가 나오고 있다. 동탄2신도시에 아파트를 공급했던 신안은 최근 정당계약에서 단 2명만 계약을 체결하자 결국 분양을 취소했다.
건설사들도 주택 공급과잉 논란이 커지자 공급량을 조절한다는 방침이다. 올 한해 건설사들은 약 32만 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51만 가구 대비 37.3% 줄어든 수치다.
현대건설은 올해 1만6787가구를 공급한다. 지난해 2만4054가구보다 30.2% 줄였다. 지난해 4만여 가구를 공급했던 대우건설도 올해는 44% 줄인 2만5264가구를 분양한다. 대림산업 역시 지난해 3만3000가구보다 37% 줄인 2만900가구를 공급한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의 공급물량 축소는 주택경기 악화가 원인”이라며 “최근 주택 과잉공급 우려가 커진 데다 미국 금리인상이 이뤄졌고 정부도 여신관리를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주택 구매심리가 갈수록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부동산 정보업체의 주택 구매의사 설문조사결과 오는 2018년 쯤에야 집을 살 것이란 응답이 절반을 넘을 정도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신규 아파트 공급에서 청약 열풍은 지난해 수준을 나타냈지만 계약률을 그렇지 못하다"며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보인 단지에서 미계약 사태가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급증한 공급된 물량이 시장에서 흡수되지 못한 상태에서 공급이 이어지면 하반기 미분양, 미입주 등 재고 적체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주택 시장은 매매가가 소폭 상승하겠지만 상승폭은 둔화될 것”이라며 “상반기 저금리에 기반한 유동성 장세 지속으로 상승세가 이어지다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폭이 둔화되는 '상고하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