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개선된 GS, 대림…해외 부진, 주택사업으로 만회
[뉴스핌=최주은 기자] 저유가와 국내 경기 부진 속에서도 대형건설사들이 지난해 좋은 실적을 거뒀다. 국내 주택 분양 호조가 매출과 영업이익 확대를 견인했다.
특히 건설사들의 발목을 잡았던 미청구 공사금액이 줄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반면 일부 건설사들은 해외 프로젝트 부실로 이익이 축소되거나 적자를 기록한 곳도 있다. 하지만 부실을 털어냈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경영 성과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9일 금융감독원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GS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은 국내 주택사업 호조에 힘입에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우선 GS건설은 매출 10조5730억원, 영업이익 122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1.4%, 138.6% 증가했다. 건축·주택부문에서 실적개선을 이끌었다.
건축·주택부문 매출은 지난해 기준 3조311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7.7% 확대됐다. GS건설은 7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으며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넘기기도 했다.
또 미청구 공사금액이 대폭 줄었다. 지난해 4분기에만 1조1200억원 가량 줄었다. 미청구공사 잔액이 3조1740억원에서 2조540억원대로 대폭 낮아졌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매출 9조5117억원과 영업이익 26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주택, 빌딩, 호텔건설과 같은 건축사업에서 원가율을 개선한 것이 좋은 실적으로 이어졌다는 자평이다. 대림산업 건설사업부의 지난해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2669억원으로 흑자 규모가 전년에 비해 무려 301% 증가했다.
현대건설은 매출 19조1221억원, 영업이익 986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 2.9% 늘었다. 해외 대형공사 현장에서 매출 확대가 두드러졌다.
미청구 공사금액을 줄여 해외공사에 대한 리스크를 관리했다. 작년 3분기 말 연결 기준으로 5조4000억원에 달하던 미청구공사는 4분기엔 4조2657억원으로 1조1435억원 줄었다.
현대건설 측은 “아랍에미리트 해상 원유처리시설과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처리시설 등 대형공사가 본격 진행돼 매출이 증가했다”며 “양질의 해외 공사 매출 비중이 증가하고 지속적인 원가개선 노력 등으로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증가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334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지만 전년에 비해서는 흑자규모가 19.5% 축소됐다. 주택사업이 매출 성장을 견인했지만 해외 사업장에서 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대우건설은 동남아시아 건축사업장에서 170억원의 손실을 반영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 해외 수주 전략을 펼칠 계획”이라며 “토목과 건축, 플랜트 등 공종도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적자를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해 매출 13조470억원, 영업손실 3450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 지난 4분기 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지난해 3분기에도 2960억원의 적자를 낸 삼성물산은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증권업계는 국내 매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건설사 포트폴리오 관리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하반기부터 일부 건설사에서 해외부문 성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국내 건설사 국내 매출 의존도가 높다"며 "주택 시장은 정책과 같은 외부 변수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급반전 될 수 있어 철저한 재고관리와 사업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세련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저가 수주를 했던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손실을 수년간 반영해왔다"며 "일부 건설사의 경우 해외 적자를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마진율 정상화가 예상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