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와 수급, 불안심리 모두 맞물린 것
[뉴스핌=이광수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최근 글로벌 불안감에 이어 공격적인 대북정책, 휴장중인 중국증시 불안감 등이 어우러지며 급락세를 연출했다. 특히 코스닥은 개인과 기관의 투매현상까지 더해지며 폭락세다. 한동안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던 바이오제약 중심의 낙폭은 두드러졌다.
12일 주식시장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동반 급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코스닥 지수는 장중 600선이 붕괴되며 올해 들어 첫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s)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 20분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52p, 5.33% 내린 613.17에 거래되고 있다. 오후 한때 장중 8% 이상 폭락 상황에 비하면 낙폭이 줄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닥 시장 폭락과 관련해 금융시장 악재와 불안심리가 맞물리면서 나타났다고 봤다. 무엇보다 내주 중국 증시에 대한 우려감이 컸다는 분석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휴동안 여러가지 리스크들이 터졌는데 중국 증시는 아직도 휴장중이라 내주 중국 시장이 열린뒤 나올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국내 증시에 선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그동안 코스닥에서는 제약·바이오주를 중심으로 전세계 시장 흐름이나 리스크와 무관하게 상대적으로 상승세를 나타내왔다"며 "이에 대한 반발 매도가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또 바이오 주에 대한 과열이 금융시장 악재와 맞물린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랐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 시장 폭락과 관련해 "과열에 대한 우려감이 존재했던 바이오주들이 금융시장의 불안과 맞물려 피해가겠다는 흐름과 맞물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 센터장은 "코스닥시장에서 바이오주의 시가총액 비중은 미국보다 높을 정도로 이들 주가 상승이 가파르게 이뤄졌다"며 "기술주나 성장, 가치주가 아닌 만큼 이런 분위기를 피해있고자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시장 신뢰가 붕괴됐다며 바이오, 제약주 대세상승도 "사실상 끝"이라고 전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해 하반기 조정을 받았던 바이오, 제약주들이 연말부터 연초까지 사상 최고치까지 다시 올라섰다"며 "하지만 한미약품 등의 효과로 억지로 끌고 올라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
안병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증시급락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 악재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다 투매성 매도가 가미된 탓"이라고 봤다. 그는 "금일 코스닥 서킷브레이커의 경우에는 매수 기반이 취약한데 심리적인 부분까지 작용한 것"이라며 "코스닥이 변동성이 더 큰 시장인데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더 취약하게 작용하면서 낙폭도 코스피대비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시장과 악재 수급 상황이 모두 꼬였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닥 폭락과 관련해 "최근 각국 중앙은행 정책에 대한 신뢰가 훼손되면서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은행의 추가양적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엔화는 강세로 가고, 유로존에도 은행권 부실 우려로 정책효과가 나타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는 "엔화가 강세로 가는 가운데 마이너스 금리의 최대 피해업종이었던 유로존의 은행들의 손실이 커지면서 관련 파생상품에 대한 우려로 나아가면서 공포심리가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로 인해 그동안 성적이 괜찮았던 우리 코스닥 시장 전반의 심리가 얼어붙기 시작했다"며 "기관들은 단기급락시 의무적으로 손절을 해야한다. 기술적인 부분이 동시다발적으로 겹치면서 악재와 수급이 다 꼬였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코스닥 시장이 과매도 구간에 진입했다고 보고, 지금 수준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봤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