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초과수익 기회 없고 모멘텀 전략 '안 통해'
[뉴스핌=김성수 기자] 미국의 대형 뮤추얼 펀드들이 1998년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대형주 뮤추얼 펀드는 지난 1분기에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 수익률을 평균 1.9%포인트(p) 하회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통신> |
이 기간 동안 미국 대형주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가 S&P500지수 수익률을 아웃퍼폼한 경우는 19% 정도로, 전체의 5분의 1에도 못 미쳤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뮤추얼펀드의 실적이 이처럼 악화된 데는 ▲금융시장 간에 상관성이 높아지고 ▲주식시장에서 모멘텀 투자 전략의 성과가 부진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BoA는 분석했다.
우선 글로벌 주식시장과 국제유가 시장 등 다양한 자산시장이 연초부터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액티브 매니저들이 초과 수익(알파)을 얻을 기회가 크게 줄어들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는 연초에 크게 급락하다가 지난달에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이에 따라 상승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한 기존에 뮤추얼 펀드들이 구사하던 모멘텀 투자 전략의 성과가 부진해진 것도 실적 악화에 원인으로 작용했다. 모멘텀 투자전략(momentum strategy)은 가치투자 전략(value strategy)과 더불어 주식시장에서 빈번하게 사용되는 투자 전략 중 하나다.
모멘텀 투자전략은 과거 수익률이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수익률이 높았던 주식인 '승자 주식(winner)'을 매입하고 수익률이 낮았던 주식인 '패자 주식(loser)'을 매도해 초과 수익을 얻는 방식이다.
가치투자 전략은 이와는 반대로 가치주(value stock)를 매입하고 성장주(growth stock)를 매도해 초과 수익을 얻는 전략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패자 주식이 승자 주식보다 성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모멘텀 전략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뉴욕 증시에서 지난 1분기에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10대 주식은 거래량이 가장 적었던 10대 주식보다 수익률이 7%p 낮았다.
두 자산군 사이에 수익률이 이렇게 차이나는 것은 다소 이례적인 현상으로 꼽힌다.
한편 스몰캡(소형주) 매니저는 지난 1분기 실적이 다른 매니저들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몰캡 펀드가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를 아웃퍼폼한 경우는 80%가 넘었으며, 아웃퍼폼한 폭도 평균 2%p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