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주식매수가격 인상 및 주가 적정성 논란 관련 입장
[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 사장단들이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한 고등법원의 주식매수가격 인상 판결과 이에 따른 주가 적정선 논란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은 1일 삼성 수요사장단협의회 참석차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2심에서 판결이 뒤집어진 것 관련해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서울고등법원 민사35부(윤종구 부장판사)는 합병 전 삼성물산 지분 2.11%를 보유한 일성신약과 소액주주가 '삼성물산이 제시한 주식매수가가 너무 낮다'며 낸 항소심에서 1심을 깨고 매수가격을 올리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특히 합병 결의 무렵 삼성물산의 시장주가가 회사의 객관적 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며 다른 건설사들의 주가는 오르는데 삼성물산만 유독 떨어진 점을 지적했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의 합병 전 주가가 적정했는지로 논란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당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가 합병 비율의 적정성에 문제가 지적했던 것도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삼성은 양사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1(삼성물산):0.35(제일모직)으로 정했던 것.
최 사장은 그러나 엘리엇의 주장이 옳았던 게 아니냐는 질문에도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평소 출근길에 별다른 멘트를 하지 않는 최 사장이 이같이 강경 발언한 것은 이례적이다.
윤주화 삼성사회공헌위원회 사장(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역시 사장단회의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주가 적정선 논란에 대해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날 회의 출근길은 평소 로비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최지성 삼성 부회장이 나타나는 등 평소보다 긴장된 분위기가 흘렀다.
삼성 사장단들이 법원 판결에 불복하는 발언을 내뱉은 만큼 삼성은 대법원 상고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