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임·정서학대·신체학대 순 가장 많아
[세종=뉴스핌 이진성 기자] #동현이(가명, 7세)는 미혼모인 엄마와 연락이 두절돼 외할아버지·외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러던 중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외할머니가 알콜 중독에 빠지게 되면서 건강도 악화되고, 그로 인해 동현이를 돌볼 수 없어 방임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던 중 인근 주민이 쓰레기로 가득한 방 안에 혼자 있던 동현이를 발견해 시청 희망복지팀에 신고하게 되었고, 지속적인 관심으로 현재 초등학교에 입학해 건강한 생활을 하고 있다. 외할머니도 복지팀의 도움으로 알콜중독에서 벗어나 식당에서 일을 시작하는 등 동현이를 챙길 수 있게 됐다.
방임이라는 아동학대에 놓인 아동의 실제 사례다. 매년 학대피해를 받는 아동이 늘고 있는 반면, 이웃주민의 도움으로 학대가 예방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아동전문가들은 우리모두의 관심이 아동을 학대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진엽)는 오는 18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아동학대 예방의 날'기념식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아동학대 문제의 심각성과 근절을 위한 대국민 관심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세계여성기금은 지난 2000년 매월 11월19일을 '아동학대예방의 날'로 지정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아동학대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2016년 3분기까지 아동학대 관련현황 개선 추이.<자료=보건복지부> |
우리나라 전체아동학대 판정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2007년 5581건 수준에서 지난해 1만1715건으로 2배 늘어난 수준이다. 출산가정이 매년 줄어든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더해진다.
아동학대의 유형별로 살펴보면 동현이 사례처럼 방임이 가장 많았고, 정서학대와 신체학대 순이었다. 복지부는 이웃주민들이 관심을 가지면 '방임'에 놓인 아동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올해 5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해 신고의무자 범위를 확대(직군 24개→27개, 약 3000여명)하고 신고자에 대한 불이익조치를 금지하는 등 신고자 보호를 강화했다.
또 장기결석 등 정보를 활용해 위기아동 1만4000여명에 대해 대대적인 정부 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해 그 중 학대사례 90여 건을 조기에 발견해 조치한 바 있다.
최근에는 건강검진·예방접종 미실시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발굴한 고위험가구(약 5000가구)의 아동 양육환경을 점검하면서 부모교육 책자도 보급하는 등 아동학대 예방 및 조기발견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주변인들의 관심이 더해질 경우, 상당수의 학대를 받는 아동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건강검진 미실시 등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학대 위기에 놓인 아동가구를 사전에 발굴하고 지원할수 있는 시스템을 운영할 예정이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웃주민들이 이웃 아동에 관심을 가지고 문제가 있어보이면 바로 신고해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진성 기자 (jin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