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특허권 뿐 아니라 호텔롯데·월드타워 가치에 영향
[뉴스핌=함지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부담스러운 자리로 꼽히던 '최순실 청문회'를 비교적 무난히 넘기고 이제는 시내면세점 특허전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일각에서는 청문회 자리에서 면세점 관련 특혜 의혹이 불거질 경우 심사·발표 일정이 연기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청문회의 이목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쏠리면서 이같은 우려는 일단락된 모습이다.
신 회장으로서는 면세점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셈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오는 17일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내 면세점특허 심사·발표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경영혁신과 내부적인 조직개편, 인사, 내년도 경영계획 등 여러 숙제를 안고 있지만 신 회장이 그 중 면세점 특허 재탈환에 큰 관심을 갖는 이유는 분명하다.
롯데에게 면세점은 단순한 하나의 사업에 그치는 게 아니라 호텔롯데와 롯데월드타워 등 연관된 사업의 가치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선 신 회장이 호텔롯데의 상장을 다시 공언한 만큼 월드타워점을 되찾아 기업가치를 회복하는 일이 급선무다.
롯데면세점은 호텔롯데의 매출 중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특허권을 잃어 다시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월드타워점의 경우 연매출 6000억원에 달하는 사업장이다. 호텔롯데 면세사업부가 지난해 4조3240억원의 매출을 올렸음을 감안하면 비중이 적지 않다.
바꿔 말하면 월드타워점을 다시 탈환하지 못하면 상장시 호텔롯데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 호텔롯데는 지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있기 전 상장을 추진하면서 순조달금액이 3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신 회장은 공모자금을 통해 국내 면세사업장 확장, 해외 면세점 신규 오픈 등 면세사업 확대와 호텔사업 등에 집중 투자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한 성장동력을 마련할 뿐만 아니라, 일본 자금의 비중을 줄여 '일본기업'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만약 기업가치가 떨어져 예상보다 자금이 적게 확보될 경우 이같은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롯데월드타워 입장에서도 면세점 유치는 중요하다. 이전처럼 중국인 관광객을 끌어모아 인근 상권 및 관광 활성화를 이뤄내겠다는 전략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면세점을 다시 여는 것이 필수라고 보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면세점 차원에서 사활을 걸고 특허를 준비할텐데, 객관적인 평가만 하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대를 하는 것 같다"며 "신 회장 역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 회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실규명을 위한 국회 특별조사위원회'에서 K스포츠재단에 대한 70억원의 추가 출연이 2015년 11월 탈락한 롯데월드타워 면세점 특허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하며 대가성 의혹을 부인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