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정경환 기자]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과 관련, 한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피치는 14일 '한국의 불안정성이 사라지고 있지만, 약점은 있다(Korea Instability Nearing an End, but Weaknesses Exposed)'라는 제목의 자료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 있으나 중기적으로는 정치적 혼란이 경제활동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투자를 지연하고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리는 등 경제활동을 억제할 순 있지만, 그리 심각한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뜻이다.
피치는 "2016년 3월 '안정적' 전망과 함께 한국의 'AA-' 등급을 확인했다"며 "우리는 여전히 2017년과 2018년 사이에 2.5%~3.0%의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는 'AA' 등급 국가의 평균 1.6%보다 높다"고 언급했다.
새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정부의 거시경제정책도 달리 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피치는 "2017년 예산안이 통과됐고, 기업 구조조정이 잘 진행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이 GDP 성장에 약간 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보다 생산적인 자원 배분을 장려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노동시장의 자유화와 같은 구조적 성장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다른 개혁들에 대해서는 선거가 이뤄지기 전까지 아무런 진전이 없을 것"이라며 "어쨌든 2016년 4월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피치는 이번 대통령 탄핵 소추 과정에서 드러난 정경유착에 따른 거버넌스(지배구조)의 취약성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피치는 "정치적 상황이 우리가 거버넌스 표준을 재평가하도록 유도하는 수준까지 진전되면, 한국의 방식으로 개발되면 신용도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세계은행의 거버넌스 지표에 한국은 'AA' 등급 국가 평균 80.9에 비해 낮은 72.8점으로 부패 통제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요소들은 신용등급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됐고, 이번 스캔들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결국 정부와 기업 간 연계를 약화시켜 거버넌스의 구조적 개선으로 이끌 수도 있다"면서도 "비즈니스 문화가 빠르게 변하기는 쉽지 않아,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