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가격경쟁력 강화로 점유율 확대 추진
철근 1위 현대제철 재투자시 경쟁 불가피
[뉴스핌=전민준 기자] 국내 2위 철근기업인 동국제강(부회장 장세욱)이 공장특화 전략을 앞세워 철근시장 1위 도전에 나선다.
철근시장은 연간 120만t 규모의 대표적인 건설용 철강시장으로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사들이 승부처로 삼는 곳이다. 작년부터 건설경기가 회복되면서 철근 수요는 크게 증가, 덩달아 제품가격도 재작년 톤(t)당 53만원에서 작년 t당 60만원으로 올라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철강사들의 2017년 실적은 철근사업 성사여부에 달렸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이달 말부터 한 달간 인천 철근공장에 대해 대보수를 진행한다. 또, 작년 하반기부터 포항 철근공장에서 진행한 생산라인 부분교체 작업을 내달 초 마무리 짓고 정상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인천공장과 포항공장은 각각 연간 200만t, 56만t의 철근을 생산할 수 있다. 그동안 동국제강은 두 공장에서 저가철근과 고부가 철근 구분 없이 모두 만들고 있었다.
동국제강은 인천공장 설비 개선작업을 마친 뒤 저층건축물에 들어가는 범용 철근 위주로 생산할 계획이다. 포항공장에서도 노후설비를 교체하는 한편, 고부가 철근을 생산할 수 있는 부속설비를 추가해 원자력발전소나 고층건물에 필요한 내진철근, 고장력 철근 등을 뽑아낼 예정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인천은 범용제품, 포항은 고부가 제품으로 특화시켜 생산효율성과 품질 모두 높여나갈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국내 철근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철근 경쟁력 강화 방안에도 부합하는 사안이라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1위 철근기업인 현대제철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현재 현대제철은 차강판 사업 재정비, 단조설비 이전 등의 커다란 현안이 있어 철근사업 투자를 잠시 중단했을 뿐, 다시 투자에 나설 여력은 충분하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봉형강 등 다른 건설용 철강제품을 앞세워 철근사업과 충분한 시너지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동국제강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는 평가다. 작년 11월 동국제강은 현대제철을 누르고, 부산 신고리 5,6호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사용할 특수 철근 총 8만9000t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건설용 원자력철근은 일반철근에 비해 t당 20만원 이상 비싼 초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일반철근 대비 엄격한 물성 보증 등 까다로운 품질이 요구된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신고리5,6호기 수주에 성공한 동국제강은 현재 진행 중인 울진 신한울 3,4호기 입찰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번 쓴 제품을 잘 바꾸지 않는 건설사 특성상 동국제강이 최근 연이은 수주에 성공한 것은 올해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고부가 철근이 구심점이 돼 전체적으로 판매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