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처럼 국내 컨선사 합병, 벌크선 대형화 필요성 제기
[뉴스핌=조인영 기자] 올해도 해운경기가 개선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흥아해운, 장금상선, 고려해운 등 근해 컨테이너선사간 통합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17 해양수산 전망대회'를 개최했다. <사진=조인영 기자> |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실장은 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7 해양수산 전망대회에서 '2017 세계해운 주요 이슈와 대응'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선박 공급 과잉이 지속될 것으로 진단했다.
올해 컨테이너선, 벌크선, 탱커 등 선박량 증가율은 3.7%로 지난해(2.2%) 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1만5000TEU 이상 등 초대형 컨테이너선 공급량은 올해 34.7% 급증할 전망이다. 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실을 수 있는 규모EK.
황 실장은 "공급량 조절에 의한 해운경기 회복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선주, 선사의 합리적 투자는 실현되지 못하고 실망스러운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선사들은 합병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머스크와 CMA CGM, 하팍로이드 등 주요 선사들이 합병을 주도하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컨테이너선 3사 통합으로 선복량(선박 적재능력) 6위를 노리고 있다. 반면 한국해운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후폭풍을 맞았다.
더욱이 2M과 오션 얼라이언스 등 양강 체제로 재편되는 해운동맹은 치킨게임 재발 우려를 낳고 있다. 황 실장은 "아시아~유럽, 아시아~북미 등 동서항로에 치열한 운임 경쟁이 예고된다"며 "인트라 아시아 등 역내항로 운임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다.
파나마 운하 확장 등 해운 인프라 확대도 공급과잉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파나마운하 확장으로 선복량은 같은 해 4월 이전 대비 26% 늘었고, 선박 규모도 기존엔 평균 4623TEU에서 3분기 이후엔 평균 6051TEU로 1.3배 확대됐다.
선박 대형화로 1만TEU급 이하 중대형 상선이 아시아 역내항로로 이동하면서 새로운 공급과잉 요인이 될 전망이다. 황 실장은 4000TEU~1만TEU급 249척이 아시아 항로로 전배(캐스캐이딩)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송능력 과잉은 경쟁 심화와 비용 증가로 이어지며 채산성 악화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화되는 생존 싸움에서 국내선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선 근해 컨테이너선사간 통합을 추진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근해선사로는 장금상선, 흥아해운, 고려해운 등이 있다.
황 실장은 "해운기업 오너 및 경영인 책임을 강화하고 통합 추진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며 실패 시 정부의 개입을 주장했다.
컨테이너선 뿐 아니라 벌크선사들도 대형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량화주의 재원을 활용해 선사간 대형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황 실장은 "1사 1척 사업구조 문제가 확산되면서 전문화 미흡, 규모의 경제 곤란, 대화주 협상력 약화 등이 불거지고 있다. 국가 물류비 절감과 해운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대형화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제안이 실현되기 위해선 자율 통합 시 인센티브 개발, 등록자본금 확대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량화주의 재원을 활용하되 경영 참여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