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최종 표결 예정..정치권 파장 예상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공화당 하원 의원들이 닐 고서치 연방 대법관 인준을 위해 소위 ‘핵옵션’을 발동하기로 했다.
대법관 인준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미국 상원이 핵옵션을 동원한 것은 연방법원 사상 이례적인 일로, 향후 정치권에 중장기적인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닐 고서치 <사진=블룸버그> |
6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상원은 고서치 연방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저지하는 한편 핵옵션을 채택하는 안건을 표결에 부쳐 52 대 48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극심한 반대에 몰린 고서치 후보의 연방 대법관 인준을 상원의 전통적인 원칙인 60표가 아니라 다수 의석(51표)의 찬성으로 승인할 수 있게 됐다.
공화당은 상원 100석 가운데 52석을 확보하고 있어 핵옵션을 발동할 경우 민주당 의원의 동의를 얻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상원은 7일 최종 표결을 갖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고서치 후보의 인준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식 회견을 통해 “대법관 인준을 놓고 필리버스터를 행사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은 국가에 어떤 손실이 발생하든 권력을 자기편에 두겠다는 입장을 수십년간 고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공화당의 핵옵션 발동에 대해 날을 세우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는 “핵옵션은 대법관 지명자 인준의 오랜 관행을 뒤집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고서치 후보자가 대법관에 오를 경우 근로자에 대해 기업을 편애하는 판결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의 반대가 날로 거세지자 맥코넬 원내대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고서치 후보 인준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언급, 핵옵션이 등장할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날 상원의 결정을 놓고 워싱턴 안팎에서는 말 그대로 ‘핵’을 터뜨린 셈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번지고 있다. 상원의 오랜 전통을 무너뜨린 이번 결정이 미국 정치권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얘기다.
앞으로 민주당 의원들이 공화당의 법안 표결에 사사건건 비판적인 행보를 취할 여지가 높고,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이행이 더욱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뜩이나 오바마케어 폐지가 불발된 데 따라 곤욕을 치르는 트럼프 행정부가 세금 인하와 인프라 투자 등 굵직한 공약을 추진하는 데 높은 벽에 부딪히면서 투자자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는 경고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