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해 대통령 선거 이후 다우존스 지수의 랠리를 주도했던 골드만 삭스가 ‘어닝 충격’을 안겨주면서 블루칩을 중심으로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1분기 기업 실적이 주가 랠리에 불을 당길 만큼 강하지 않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는 한편 유럽 정치권 리스크가 투지 심리를 압박하는 모습이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 |
1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13.64포인트(0.55%) 내린 2만523.28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6.82포인트(0.29%) 떨어진 2342.19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7.32포인트(0.12%) 하락한 5849.47에 마감했다.
골드만 삭스가 시장 예상치에 미달한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상승 모멘텀을 기다리던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연초 이후 금융시장이 활황을 이뤘던 만큼 골드만 삭스의 실적은 다소 ‘서프라이즈’라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1분기 골드만 삭스의 주당순이익은 5.15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5.31달러에 못 미쳤다. 월가의 대표 투자은행(IB)인 골드만 삭스의 이익이 전망치에 미달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대선 이후 다우존스 지수 상승의 동력이었던 골드만 삭스가 악재로 돌변했다고 지적했다.
기업 실적과 함께 투자자들의 시선은 프랑스에 고정됐다. 오는 주말 대통령 선거 1차 투표 결과가 금융시장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불확실성을 반영,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미국과 독일 국채 수익률이 가파르게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보수적인 움직임을 취하면서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bp 떨어진 0.159%에 거래됐고, 미국 10년물 수익률도 7bp 이상 하락하며 2.17% 선으로 밀렸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6월 8일 조기 총선을 요구한 데 따라 이른바 하드 브렉시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기대감에 파운드화가 장중 2% 이상 뛰었지만 이날 뉴욕증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전날에 이어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발표한 3월 제조업 생산이 전월 대비 0.4% 감소하며 7개월래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다.
제조업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의 핵심 축으로 사활을 걸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지표가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이 밖에 상무부가 발표한 3월 주택착공이 전월 대비 6.8% 감소했고, 주택 건축 허가 건수는 연율 기준 3.6% 증가했다.
보야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캐런 카바노프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최근 경제 지표가 연이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주가에 하락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세하면서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종목별로는 골드만 삭스가 5% 가까이 폭락했고,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실적을 내놓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0.5% 가량 내렸다.
넥플릭스가 2.6% 하락했고, 카디널 헬스가 11.5% 폭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