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요건 강화 대응도 주목…"환경 변한다면 그에 맞춰 해소할 것"
[뉴스핌=함지현 기자] 문재인 정부의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지난 정권 말 외교적 문제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었던 롯데그룹의 상황이 변화할지 주목된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 초청 릴레이 인터뷰’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한 이후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 온 롯데그룹의 경영난 해소는 다음 정부의 정상적인 국정 운영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정권말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그 누구도 사드 후폭풍을 책임지지 않았는데, 차기 정권의 국정이 안정화 된다면 사드 보복조치 등 외교적인 문제가 원만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사드 부지를 제공한 이후 중국의 보복성 조치로 경영상 난항을 겪어왔다.
중국 현지 롯데마트의 80% 가량이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약 3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진행하는 '롯데월드 선양 프로젝트'도 중단된 바 있다. 유커 의존도가 높던 면세점의 매출도 급락했다.
그럼에도 롯데그룹은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외교적 문제인 만큼 개별 기업이 선제적으로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다.
신동빈 회장 역시 출국금지가 해제됐지만 현안이 산적한 중국보다는 미국과 일본 등을 먼저 방문할 수 밖에 없었다. 중국과 우리정부 간 외교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 형성이 우선인 탓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차기 정권이 들어서서 국정이 정상운영 되면 개별기업 차원에서 할 수 없던 부분이 해결되지 않을까하는 일반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발 어려움의 해결 여부와 별개로 문재인 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재벌개혁 공약 중 재벌의 경제력 집중 축소 차원에서 내세웠던 지주회사 요건 강화에 따른 롯데의 대응도 주목된다.
신 회장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한 뒤 지주사로 전환하는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한 바 있다. 경영권 분쟁을 겪으며 불투명한 지배구조에 대한 지적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각각 분할하고,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각 투자부문을 합병해 지주회사인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출범할 계획이다.
다만, 다음 정권이 재벌 개혁의 일환으로 지주사 요건 강화를 공언해 온 만큼 롯데그룹은 큰 틀에서는 기조는 유지하되 법적인 한도 내에서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은 기본적으로 법이 정해진 테두리 내에서 모든 것을 준비 중"이라며 "지주사 전환이라는 큰 틀은 변함이 없지만 다음 정권이 돼서 환경이 변하게 된다면 그것에 맞춰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