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겪은 바른정당…추가 이탈 가능성도 남아
한국당·국민의당, 계파 갈등 격화되는 양상
민주당, 비주류 구심 없고 대통령 지지율 높아 평온
[뉴스핌=조세훈 기자] 야3당이 당내 갈등으로 휘청이고 있다. 바른정당은 분당이 현실화됐으며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은 당내 갈등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외견상으로는 나홀로 평온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정당 회의실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김무성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뉴시스> |
자강파와 통합파로 나뉘어 심정적 별거 상태에 있던 바른정당은 지난 8일 이혼 도장을 찍고 공식 결별했다. 바른정당 탈당파 의원 8명은 9일 한국당 당사에서 입당식을 갖고 공식 복당했다.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는 13일에는 주호영 원내대표가 복당한다.
탈당 여진은 지속될 전망이다. 집단 탈당으로 규모가 반으로 줄어든 바른정당이지만 전대 연기와 한국당과의 통합전대를 내세웠던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세연·정병국 의원 등의 탈당설이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에선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을 둘러싸고 친박(친박근혜)계과 친홍(친홍준표)계의 갈등이 분출하고 있다. 친박 김진태 의원은 이날 "바른정당 출신의원 9명 복당에 반대한다"며 "우리 당이 망하기를 바라며 뛰쳐나갔다가 안 망하니까 다시 슬며시 기어들어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미 탈당 권유 징계를 받은 서청원·최경환 의원 제명을 놓고 양 진영의 충돌이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 역시 내홍에서 자유롭지 않다. 안철수 대표의 리더십을 놓고 호남계와 동교동계가 불만을 토로하자 친안계(친안철수계)는 '갈테면 가라'는 식으로 받아치는 등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야3당이 모두 내홍에 휩싸였지만 민주당은 최소한 겉으로 보기에는 별다른 갈등 없이 개혁입법 추진과 정부의 국정운영 드라이브를 보조하는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 분위기가 평온한 이유를 계파 투쟁을 이끌 구심점이 당 내부에 없다는 점에서 찾는다. 먼저 친문(친문재인)세력과 잦은 충돌을 빚던 호남계와 동교동계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이때 박지원·손학규 등 중량급 인사들이 모두 민주당을 떠났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민주당 구원투수로 영입됐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종인계로 분류된 최명길·이언주 의원 역시 19대 대선을 앞두고 탈당하거나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그렇다보니 당 주류에 맞설 비주류 리더와 세력이 크게 약화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줄곧 70%에 육박하는 높은 지지율을 받고 있는 것도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당 관계자는 "지금 대통령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높다"며 "비주류가 당 주류에 맞설 명분도 얻어낼 실리도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민주당은 대선 당내 경선이 끝나면 반복됐던 계파 간 갈등 양상도 없었다. 당내 경선 2·3위를 기록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모두 경선 결과를 승복하고 문재인 대통령에 힘을 실어줬다.
다만 내년 6·13 지방선거에 여당이 패배하거나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한다면 어떻게든 당내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일부에서 나온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