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대대적인 보수공사 후 재가동
"지난해 9월부터 공장 굴뚝서 연기 안 나와"
군용 배터리 생산..황산 수입 안돼 가동 중단
[서울=뉴스핌] 장동진 기자 = 20년 이상 방치됐다가 지난 2016년 재가동된 북한의 청수화학공장이 1년 만에 다시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청수공장은 지난 2016년 대대적인 보수공사와 함께 중국과 연결된 철길을 복원하는 등 시설을 정비해 재가동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9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20년 이상 방치돼 폐공장으로 있던 것을 새로 보수해 지난 2016년 10월에 재가동했지만 1년 만에 또 다시 가동이 멈췄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청수화학공장이 재가동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안되는 지난 2017년 9월부터 8개월째 공장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지 않는다"며 "굴뚝 연기가 안 나온다는 것은 공장 가동을 멈췄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로이터 뉴스핌> |
RFA에 따르면 청수공장은 북한 평안북도 삭주군에 위치해있다. 각종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북한의 중요 화학공업 기지 중 하나다. 지난 1943년 설립돼 석회질소비료 등을 생산하다 김일성 집권 시절인 지난 1966년 생산설비를 늘려 화학비료를 대량 생산했다.
소식통은 "북한이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거쳐 재가동한 청수공장이 다시 멈춘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영향이 클 것"이라며 "특히 중국의 제재로 인해 공장에 필요한 원료를 확보하지 못해 공장 가동이 중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면서 "재작년 가동이 재개된 후 청수공장은 군용 배터리를 전문으로 생산한다"며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재료가 '황산'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현재 중국의 대북제재로 황산 등 화학약품은 북한으로 들어오지 못한다"며 "필수적인 원료가 없어 배터리 생산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 역시 "북한에서 공장을 가동하려면 원자재는 물론 전기가 보장돼야 하는데 청수공장과 가까운 수풍댐은 지난 겨울 가뭄으로 이미 바닥을 드러냈다"며 "물이 부족해 수풍수력발전소가 발전을 못 하고 청수공장에 전기를 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고난의 행군 시기인 1996년 완전히 가동을 중단한 채 방치됐고 폐공장이나 다름없는 청수화화공장을 지난 2016년 대대적으로 보수할 때만 해도 대북제재나 전력난을 예상하지 못한 것 같다"며 "북한의 경제발전계획이라는 것이 모두 이런 식이니 인민들의 삶이 점점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jangd8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