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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인생 결정짓는 '민간사법통역사'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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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사회로 가면서 법정통역수요 많아져
법정 통역에서 '판단'은 금물
한국도 통역인증제 도입해야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국제화 사회를 맞아 외국인범죄도 증가추세다. 15일 통계청 외국인 범죄 현황(피의자 검거 현황)에 따르면 2013년 2만4984명에서 2014년 2만8456명, 2015년 3만5443명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이 범죄를 저지르면 '속지주의' 원칙에 따라 한국의 사법 절차에 따라 법의 심판을 받는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범죄를 밝히는 일은 쉽지 않다. 일단 '말'이 통하지 않는 점이 최대 난제다.

재판과정에서 법원은 외국인과 소통하기 위해 ‘민간 통역사’의 힘을 빌린다. 민간통역사들은 외국인이지만 억울함이 없도록 '소통의 최전선'에서 '사법 외교관'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통역에 '판단'은 금물

이유진 한국외대 통번역 대학원 한중과 외래교수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중앙지법에서 법정통역을 했다. 이교수는 “다문화 사회로 변화해 가면서 이주민이 많아졌다"며 "외국인 관련 사건이나 공공 서비스가 많아지면서 통역 수요가 많아졌는데 그 가운데 가장 전문적인 분야가 ‘사법통역’이다"고 말했다. 법적 절차에 관련된 모든 통역을 사법통역이라 일컫는다. 수사통역, 사법통역, 난민통역으로 세분화해 나누기도 한다 게 이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2016년부터 서울중앙지법에서 1년에 한 번씩 실시하는 통역 변역인의 역할과 윤리 등 교육도 맡고 있다.

정다혜 통역사는 3년여 전부터 서울중앙지법에 소속돼 영한통역을 맡고 있다. 정다혜 통역사는 “외국인 가해자인 사건만 생각하기 쉬운데 굉장히 다양하다"며 "증인이 외국인인 경우도 많고 재판 과정 내 모든 사람이 하는 말을 통역한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어떻게 법원 일을 시작하게 됐을까. 이교수는 한국외대 통번역 대학원 국제회의 통역 전공으로 박사 과정에 들어가면서 법원 통역인 명단에 들어가게 됐다. 이교수는 "당시엔 중국인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던 시기라 관련 사건을 집중적으로 통역했었다”고 말했다.

정씨는 아르바이트 삼아 통역을 시작했다. 그는 “중앙대학교 국제대학원 한영 통번역학과 재학 중 법원에서 통역인을 모집하기에 아르바이트 삼아 간단한 난민 통역을 했었다"며 "경력이 쌓이니 형사사건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단순범죄 통역 의뢰가 많았는데 지난해부터는 중요하고 복잡한 형사사건과 민사사건도 많이 들어오고 있다.

통역인은 별도의 자격시험이 없다. 그런 만큼 스스로 공부해야 할 부분이 상당하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국제기구 법률기관 관련 일을 했었어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추측도 안 되는 말이 많았죠. 재판 용어는 한국인이라도 알아들을까 싶은 표현이 많은데, 그걸 또 영어로 통역하려면 너무 어렵죠. 한국어로 이해하려는 것도 어렵고 정확하게 영어로 옮기는 것도 더 어려워요."

정다혜 통역사. 2018. 06. 12. <사진=김경민 기자 kmkim@newspim.com>

그는 한국과 영미법 체계가 달라 생긴 에피소드를 하나 꺼냈다. 영미법은 관습법적 체계가 우위에 있지만, 한국은 독일과 같은 대륙법 체계다. 

"우리나라와 영미법 체계는 완전히 달라요. 미국에서 ‘double jeopardy’라는 개념이 있어요. 한국에서는 ‘이중처벌금지 원칙’으로 대륙법적으로 법체계가 구성돼 있죠. 영미법에서는 조금 다른 개념인데, 이 때문에 ‘이태원 살인 사건’ 재판이 중단됐었어요."

한국에서는 이중처벌금지원칙이 '동일한 범죄에 대해 거듭 처벌받지 않는다(헌법 제13조1항 기반)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영미법 개념에선 '재판을 두번 받는 것조차 위반'이다.

정다혜 통역사는 "사법체계가 약간씩 달라 통역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며 "그렇다고 통역사가 자의적인 판단을 내릴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유진 교수는 “간혹 중국어 사투리가 굉장히 심한 분들이 있다"며 "이럴 경우 굉장히 신경써서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말이 법정에서 증거로 활용되는만큼 '있는 그대로 통역'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씨는 “법정통역에 있어서 객관적으로 들은 것만 통역하는 게 중요하다"며 "판단하지 않고 들은 그대로 옮기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교수도 “중립성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중국어로 말하지만 통역을 할 때는 한국어로 이야기할 경우 어떻게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제회의 통역의 경우 연사가 횡설수설하거나 못 알아들으면 자연스럽게 정리해서 통역하면 된다"며 "하지만 사법 통역은 통역한 내용이 증거로 제출되기 때문에 통역하면서도 모르는 게 있으면 확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도 사법통역 인증제 도입돼야

이들은 한국의 사법통역에도 ‘인증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씨는 "잘못 통역하면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것”이라며 “통역사 편차가 크다”고 말했다.

이교수도 “미국에서는 연방법원이나 주법원에서 인증시험을 개별적으로 실시하기도 하고 사법통역사 협회에서 시험을 실시한다”며 “한국도 통역인 편차가 크기 때문에 인증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사법통역은 한 사람의 인생이 결정되는 일인 만큼 굉장히 중요성이 있고 부담감이 있는 통역이기에 윤리의식도 투철해야 한다"며 "일을 하면서 한국의 법정통역제도가 잘 정비돼 있지 않아 전문화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이교수는 현재 사법통역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kmk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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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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