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연기와 춤이 더해진 뮤지컬과 비슷한 오페레타
7월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한국에만 막장 드라마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돈과 유혹, 사랑과 배신 등 막장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소가 모두 담겼다. '욕하면서 볼' 정도는 아니지만 그만큼 매력적인 공연이 펼쳐진다.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사진=국립오페라단] |
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이 프란츠 레하르의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The Merry Widow)을 다시 한번 신선하고 파격적인 무대로 재구성했다. 1905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초연된 '유쾌한 미망인'은 쉽고 재미있는 스토리와 화려한 춤이 어우러지는 매력적인 작품. 마에스트로 토마스 뢰스너, 연출가 기 요스텐이 맡았다.
'오페레타'(operetta)'란 '작은 오페라'라는 의미로, 19세기에 성행한 장르다. 가벼운 희극에 통속적인 노래와 화려한 춤을 넣은 오락성이 풍부한 작품을 뜻한다. 오페라의 아리아 뿐만 아니라 연극처럼 독일어 대사가 이어진다. 배우들이 노래에 연기와 춤까지 춰야 한다. 뮤지컬과 비슷하다. 때문에 오페라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사진=국립오페라단] |
작품의 줄거리는 단순하다. 가상의 나라 폰테베드로에서 파리로 이주한 미망인 한나의 재혼을 막으려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이 주다. 한나가 받은 막대한 유산은 폰테베드로 총 재산의 절반. 그가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막기 위해 파리 주재 폰테베드로 대사관은 한나의 재혼을 막으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무대 위 모든 남성이 한나에게 구애한다. 구애하지 않는 이는 다닐로와 카미유 뿐. 카미유는 폰테베드로 대사 제타 남작의 부인 발랑시엔과 밀회를 즐기기 때문이고, 다닐로는 한나를 사랑하지만 마음을 숨기는 인물. 이들은 모두 사랑과 돈으로 얽히고설키며 색다른 웃음을 준다. 뿐만 아니라 극복할 수 없는 남과 여의 차이와 대립을 그리며 풍자와 해학도 담는다.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사진=국립오페라단] |
'입술은 침묵해도' '빌랴의 노래' '오, 조국이여' 등 익숙한 선율의 아리아는 물론 폴로네즈, 마주르카, 왈츠 등 춤곡과 어우러지는 관능적이고 매혹적인 무대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특히 독특한 무용수가 등장하며 펼쳐지는 대사관 공식 파티, 캬바레 댄스 파티는 매우 유쾌하면서도 화려한 볼거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앞서 말했듯, 막장 드라마 같은 요소 때문에 조금은 불편한 부분도 있다. 여자를 그저 돈으로만 생각하고 계속해서 구애하는 것(공연 말미 한나가 재혼할 경우 유산 상속은 없다는 말에 대사관은 바로 포기해버린다.), "안돼요, 돼요, 돼요, 돼요"라고 말하는 여성의 '노(NO)'는 '예스(YES)'는 표현 등이다.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 [사진=국립오페라단] |
미망인 '한나' 역은 소프라노 바네사 고이코에체아와 정주희가 맡는다. 사랑에 상처 입었지만 다시 사랑을 되찾는 '다닐로' 역은 바리톤 안갑성과 김종표, '발랑시엔' 역은 소프라노 김순영과 한은혜, 폰테베드로 대사 '제타 남작' 역은 바리톤 나유창, 젊은 외교관 '카미유' 역은 테너 허영훈과 이원종이 맡는다.
오페레타 '유쾌한 미망인'은 오는 7월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