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타가와상, 다카하시 히로키 '오쿠리비'
나오키상, 시마모토 리오 '퍼스트러브'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문학진흥회가 제 159회 아쿠타가와(芥川)상·나오키(直木)상 수상작을 결정했다고 19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아쿠타가와상과 나오키상은 일본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는 문학상이다. 진흥회에 따르면 아쿠타가와상은 다카하시 히로키(高橋弘希·38)의 '오쿠리비(送り火)'가, 나오키상은 시마모토 리오(島本理生·35)의 '퍼스트 러브'가 선정됐다.
아쿠타가와상 후보작에 오른 이후 표절 의혹을 받았던 호죠 유코(北条裕子·32)의 '아름다운 얼굴(美しい顔)'은 수상에 실패했다.
나오키상을 수상한 시마모토 리오(좌)와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다카하시 히로키(우)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다카하시 작가는 네번째 아쿠타가와상 도전만에 수상에 성공했다. 제목인 '오쿠리비'는 오봉(お盆·추석에 해당)기간에 조상의 혼을 돌려보내기 위해 피운 불을 뜻한다.
도쿄(東京)에서 아오모리(青森)로 전학간 중학교 남학생이 주인공으로, 학급 리더인 소년이 때때로 보이는 폭력에 농락당하는 과정을 통해 지방의 토속적인 커뮤니티와 외부인 간의 심리를 그렸다.
심사위원이었던 소설가 시마다 마사히코(島田雅彦)는 "다른 세계에 들어간 듯한 독자적인 느낌이 있었다"며 "언어로 또 다른 세계를 구축하는 픽션 본래의 묘미를 살린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나오키상을 수상한 시마모토 리오의 '퍼스트러브'는 심리학 전문가 여성이 주인공인 서스펜스물이다. 아버지를 살해한 여대상과의 면담을 거듭하면서 주인공의 과거와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 성폭력피해의 어둠을 다룬다. 최근 이슈인 '미투(#Me Too·나도당했다)'운동과도 이어지는 소재다.
심사위원인 기타가타 겐조(北方謙三)는 "문장이 억제돼 있어 행간을 읽어야 한다"면서 "절제된 문장으로 어둠을 더듬어 깊은 곳까지 제대로 닿은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수상자들에게는 회중시계와 함께 상금 100만엔이 주어진다.
한편, 시마다 위원은 후보작에 올랐던 '아름다운 얼굴'에 대해서는 "동일본대지진 문제를 다룰 때 자신만의 표현으로 승화시키는 노력이 조금 부족했던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소설가 호죠 유코(北条裕子)의 데뷔작인 아름다운 얼굴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다룬 소설로 관심을 모았지만, 복수의 논픽션과 유사한 표현이 발견돼 표절 논란을 낳았다.
호죠 유코 측은 소설이 고단샤(講談社) 신인상에 선정됐을 당시 참고문헌 리스트를 출판사에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잡지에 게재된 소설엔 리스크가 포함되지 않아 논란이 됐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