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6000여개 영업점에서 무더위 쉼터 운영
[서울=뉴스핌] 최유리·김지완·김진호·민지현 기자 = # 2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 위치한 신한은행 본점 영업부. 휴가철 평일 오후답지 않게 고객들로 북적인다. '냉방 26도' 스티커가 붙은 출입문을 지나 내부에 들어서니 노인들과 직장인들이 눈에 띈다. 뒤따라 들어온 노인 1명은 은행 순번표를 뽑지 않고 쇼파에 앉아 더위부터 식힌다.
사상 초유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은행 영업점이 도심 피서지로 변신했다. 무더위 쉼터를 갖춘 인근 은행에서 한여름 더위를 식히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무더위 쉼터 안내문이 부착된 신한은행 남대문지점 [사진=김진호 기자] |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30일부터 전국 6000여개 영업점에서 무더위 쉼터를 운영 중이다. 일부 점포에서만 운영하던 쉼터를 8월 말까지 전국 점포로 확대한 것이다. 쉼터를 통해 지점 내 상담실이나 고객 대기 장소를 휴식 공간으로 제공하고 냉수 등 편의물품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주요 은행들은 입구에 '무더위 쉼터'라는 안내문이나 입간판을 두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대기자 5명을 넘기지 않았던 영업점에는 하루 20~30명의 손님들이 방문한다. 40도에 이르는 바깥 공기와 달리 시원하게 냉방 중인 은행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우리은행 YMCA지점 관계자는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나서 손님들이 더 많아졌다"며 "하루에 10~15명 정도 찾는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본점 관계자는 "가장 붐비는 시간은 오전 11시에서 오후 2시 사이"라며 "무더위를 피해 은행을 찾는 손님들에게 음료와 생수를 제공중"이라고 말했다.
은행마다 편의용품도 갖추고 있다. 노년층 고객이 많은 우리은행 YMCA지점은 혈압측정기와 장기판을 마련하고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NH농협은행 태평로 금융센터도 대형 선풍기를 설치하고 음료수와 사탕 등을 구비했다.
신한은행 관계자 "전례 없는 폭염으로 시민들의 휴식을 위해 공간을 적극 개방했다"며 "시장이 근처에 있는 특성상 노인분들이나 상인분들이 쉬고 가시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응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광화문지점 관계자는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많은 분들이 이용하고 있다"며 "특히 더위에 취약한 어르신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은행들도 동참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수성구 본점영업부를 비롯해 시청영업부, 경산영업부, 동구청 지점, 봉덕동 지점 등 지역별 거점점포 20개점에 별도 쉼터 공간을 조성했다. 147개 영업점은 영업시간 중 실내를 지역민에게 개방한다.
광주은행도 광주·전남 111개 전 영업점에서 무더위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영업점 방문 시 생수를 무료로 제공하며 부채도 배포할 예정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은행권 공동 무더위 쉼터 확대 운영' 행사에서 "폭염에 취약한 노인분들이나 땡볕에서 장시간 일하시던 분들이 눈치보지 않고 은행 점포에 들렀다 갈 수 있도록 운영 과정에서 세심한 배려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KB국민은행 광화문지점에서는 방문객들에게 음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사진=김진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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