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금리 인상 후 11개월째 연 1.50% 제자리
금융 안정 보다 경기 부양에 무게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50%로 재차 동결했다. 지난해 11월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인상한 후 11개월째 현 수준을 유지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가장 팽팽하게 엇갈렸다.
한국은행은 18일 서울 중구 한은본관에서 금통위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7월과 8월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두 차례 나왔고 이주열 총재도 금융 안정 차원의 인상 시사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으면서 인상 기대감이 커졌으나 이번에도 한은은 금융 안정보다는 경기에 무게를 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8.10.18 leehs@newspim.com |
9월 고용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과 달리 4만5000명 증가를 기록했고 소비자물가도 1.9% 수준으로 올라왔지만 현 경제 상황은 금리 인상에 여전히 부담이다. 9월 물가 상승은 수요가 아닌 공급 측 요인에 의한 것으로 물가가 한은의 목표치(2%)에 근접했다는 이유로 금리를 인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다.
취업자 수도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보인 후 9월 다소 개선되며 고용 증가세가 일부 안정화하는 조짐을 보였으나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30대 취업자가 10만4000명 줄어들고 40대 취업자 역시 12만3000명 감소하며 한국 경제 주축인 청장년층 취업자 수 감소가 두드러졌다.
또한 이날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서 반대로 금리를 올리는 것도 한은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9%에서 2.8%로 낮추고 고용도 기존 전망(18만명)에서 10만명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국제기구와 국내외 경제연구소 등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8%로 낮췄다. 내년 성장률도 2.6%로 당초 전망치 2.9%에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역시 올해 3.0% 성장에서 2.7%로 낮춰잡았다.
한은의 독립성 훼손 논란도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연기한 배경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한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 이후 곧장 금리를 올리면 한은의 독립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앞선 16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시장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이달 1~5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한 응답자는 65%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월 금통위 당시 금리 동결 응답 비율보다 17%포인트 낮아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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