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도 M&A 규모 930억달러 넘어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이 수억 명의 소비자들이 제공하는 잠재적 기회를 노리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로 몰려들고 있다. 한 때 예측하기 힘들고 답답한 관료주의의 덫으로 악명이 높았던 인도는 이제 산업 구조조정, 파산시스템 재정비, 가족 오너들의 매각 물결 등에 힘입어 기회의 땅으로 변모하고 있다.
투자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인도 M&A 규모는 총 937억달러(약 105조4594억원)로 전년비 52% 급증하며 1990년대 인도 경제 개방 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외국 기업 및 투자자의 M&A 규모는 395억달러로 중국의 328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달 초 유니레버는 인도 음료회사인 홀릭스(Horlicks)를 37억5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으며, 월마트는 인도 전자상거래 기업 플립카트의 지분 77%를 160억달러에 사들였다. 일본 소프트뱅크와 중국 알리바바의 자회사 앤트파이낸셜, 남아공 미디어기업 나스퍼스 등도 인도로 몰려들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9월 인도 호텔예약 스타트업인 오요(OYO) 호텔에 10억달러의 투자를 주도했다.
우선 인도 경제는 중국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큰 손 소비자들로 이뤄진 시장 잠재력도 대단하다. 인도의 국내총생산(GDP)은 2030년에 5조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 경제가 올해 7.3%, 내년에는 7.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열기는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돼 올해 들어 주요국 증시가 모두 급락한 것과 대조적으로 인도 센섹스 지수는 4.2% 올랐다. 또한 인도 루피화 가치는 올해 초 사상최저치를 찍었으나 유가가 급락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대규모 에너지 수입국인 인도 루피화가 유가 하락에 힘입어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친기업 정책이 강력한 유인책으로 작용했다. 모디 총리는 외국인 직접투자 규정을 완화하고 파산법을 재정비했으며 복잡한 조세 제도를 간소화했다. 이에 따라 인도는 세계은행의 ‘사업하기 쉬운 국가’ 순위에서 올해 23계단이나 뛰었다.
이와 동시에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흡수하는 형태로 에너지와 통신 산업의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며, 과거 가족 오너 체제였던 인도 기업들이 점차 투자자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인도 플립카트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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