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2차 실무협의, 日측 답변 없어…언제든 대화 가능"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한국과 일본의 '레이더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국제여론전에 대응하는 모양새다. 최근 정부는 일본의 부당 행위를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반박영상'을 다국어 판으로 제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현재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관련 영상을 국방부 공식 유튜브 계정에 게재할 예정"이라며 "다만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만큼 몇 개국 언어로 제작할지 여부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국방부는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아랍어 등 6개 언어 자막이 들어간 영상을 추가로 제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지난 4일 '일본은 인도주의적 구조작전 방해를 사과하고 사실 왜곡을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했다. [자료=국방부] |
지난달 20일 해군 광개토대왕함은 동해 대화퇴어장 인근에서 표류 중인 북한 선박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탐색레이더(MW08)를 가동했다. 또한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P-1)이 저공비행으로 접근하자 피아식별장치(IFF)와 광학추적장비(EOTS)를 P-1쪽으로 돌렸다.
이를 두고 일본은 광개토대왕함이 자국 P-1을 추적레이더(STIR)로 수차례 조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같은 달 28일 방위성 홈페이지에 P-1이 광개토대왕함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사과와 재발 방지 등을 우리 측에 요구했다.
특히 일본어뿐만 아니라 영문판 동영상도 함께 제작해 SNS를 통해 홍보에 나섰고, 지난 1일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나서 사과를 요구하는 등 '공세 수위'를 높였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에 국방부는 지난 4일 '일본 해상초계기 저공 위협 비행과 허위 주장에 대한 대한민국 국방부 입장'이라는 제목의 4분 26초 분량의 영상을 유튜브 계정에 게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어 영문판 반박영상도 함께 게재했다.
국방부는 해당 영상에서 "일본 측이 영상자료를 공개한 데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거듭 강조한 바와 같이 우리 군이 일본 초계기에 대해 STIR를 운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일 군사 당국은 지난달 27일 실무급 화상회의를 통해 '레이더 오해'를 풀기 위한 공식협의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은 협의 개최 하루 만에 P-1 영상을 공개하며 우리 측에 사과를 요구했다.
정부는 일본의 일방적인 주장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되, 협의 의사를 전달해온다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우리 입장은 실무협의를 하자는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일본 측에서 어떠한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