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머징마켓 주식 및 채권 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관련 펀드에서 유동성이 빠져나간 것은 4개월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급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사이클 ‘브레이크’에 후끈 달아올랐던 신흥국 자산 매입 열기가 한풀 꺾였다는 분석이다.
월가 [사진=로이터 뉴스핌] |
22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한 주 사이 신흥국 주식펀드가 5억달러의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관련 펀드는 201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팔자’를 나타냈다. 신흥국 주식펀드는 올 들어서만 180억달러의 자금 유입을 기록한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서베이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한 자산으로 꼽혔다.
연준 정책자들이 여전히 비둘기파 정책 기조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올들어 강한 반등이 이어진 사이 저가 매력이 희석됐다는 진단이다.
같은 기간 신흥국 채권펀드에서도 3900만달러의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의 이른바 중앙은행 ‘풋’이 되살아났다는 진단이 위험자산에 대한 매수 심리를 부추겼으나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경기 한파가 걸림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경제 지표 하강 기류가 신흥국 자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세계 2위 경제국의 성장 둔화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흥국으로 충격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경고다.
전세계 펀드 플로 전반에서도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전체 채권펀드가 46억달러의 자금 유입을 기록한 반면 주식펀드에서 127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
뉴욕증시가 연초 이후 상승 모멘텀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 주식펀드에서 43억달러의 자금이 이탈, 12주 연속 ‘팔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폭락했던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올들어 강한 반등을 통해 적정 밸류에이션을 회복한 데다 올해 상반기 S&P500 기업의 이익 침체 리스크가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주도한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최근 한 주 사이 미국 투자등급 채권펀드와 정크본드 펀드는 각각 23억달러와 5억달러의 자금 유입을 나타냈다.
이 밖에 일본과 유럽 주식펀드 역시 대규모 자금 썰물이 발생했다. 한 주 사이 일본 주식펀드에서 11억달러의 유동성이 이탈, 6개월래 최대 규모의 매도를 나타냈다. 유럽 주식펀드의 자금 유출도 39억달러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투자자들의 경기민감주 기피 현상이 두드러졌다. 실물경기 사이클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에너지와 IT 등의 섹터에서 매도 공세가 두드러졌고, 유틸리티와 필수 소비재를 포함해 방어주의 경우 상대적인 저항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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