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협업 강화·차별화한 상품 출시로 점유율 수직 상승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메리츠화재가 장기보장성 인보험(이하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1위 삼성화재를 바짝 뒤쫓고 있다. 다만 삼성화재도 올해부터 공격적인 영업기조를 보이면서, 1위 자리를 빼앗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8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가 올 1분기 보험대리점(GA) 채널에서 거둬들인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가입자가 처음 내는 보험료)는 397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1위인 삼성화재와 차이가 불과 13억3000만원 수준이다. 지난 2월 메리츠화재는 삼성화재를 소폭 넘어서기도 했다.
장기인보험은 암보험, 건강보험, 자녀보험 등 질병이나 사고 등을 보장하는 동시에 만기가 긴 상품이다. 손보업계 매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핵심지표로 분류된다.
메리츠화재는 2017년부터 장기인보험 강화 정책을 펼쳐왔다. 가장 먼저 GA와 협업을 강화했다. 상품판매에 따른 시책(인센티브) 수수료를 높여 설계사들이 메리츠화재 상품을 적극 판매하도록 한 것.
최근 보험시장에서 GA에 대한 의존도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전체 판매보험료 중 GA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5년 44.1%에서 2017년 49.4%로 상승했다. 이에 GA가 어떤 보험사 상품을 주력해 파느냐에 따라 보험사 간 순위가 달라질 정도로 GA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다.
여기에다 메리츠화재는 차별화한 상품도 잇따라 출시했다. 어린이보험과 유병자보험 가입가능 연령을 각각 만 30세, 75세로 확대하고, 치매보험은 경증치매 진단시에도 진단비를 지급하는 등 상품 인수기준을 대폭 낮추고 보장범위를 확대했다.
그 결과,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2017년 4위였다가 DB손해보험, 현대해상을 제치고 2018년 2위(초회보험료 1226억원)로 올라섰다. 이 기간 점유율은 14.9%에서 19.1%로 무려 4.2%포인트나 상승했다. 손보사 중 점유율이 가장 많이 올랐다.
1위인 삼성화재와 격차도 크게 좁혔다. 삼성화재의 장기인보험 시장 점유율은 2017년 20.5%에서 2018년 21%로 0.5%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는 1348억원이었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점유율 격차는 5.6%포인트에서 1.9%포인트로 줄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도 장기인보험 시장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장기인보험은 장기보험인 데다 IFRS17(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감안해도 수익성 측면에서 좋다"며 "앞으로도 장기인보험 강화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화재가 올해 들어 GA 채널을 강화함에 따라,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를 제치고 장기인보험 1위에 올라설 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앞서 삼성화재는 강력한 전속설계사 채널을 내세워, 타사와 달리 GA 채널에 힘을 주지 않았지만 최근 영업기조가 공격적으로 바뀌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삼성화재가 GA와 협업을 강화하는 모습"이라며 "삼성화재가 주력하지 않던 GA 채널을 강화하기 시작하면서, 올해 메리츠화재가 장기인보험 시장에서 삼성화재와 점유율 격차를 좁히기는 만만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milpark@newspim.com